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스피가 2000선을 경계로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손절매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손실이 일정수준을 넘었을 때 바로 손절매에 들어가면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지만 바로 다음 거래일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투자 원칙에 따라 손절매에 나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전쟁에서도 손실이 일정수준을 넘어섰을 때 출구전략을 펼지 더 버틸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적절한 퇴각시점을 놓쳐 적군에게 포위되면 전멸할 위험성도 있고 역으로 섣불리 퇴각해 군사들의 사기가 꺾이면서 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삼국지에서는 조조가 만든 고사성어인 계륵(鷄肋)의 일화에서 적절한 퇴각시점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서기 218년 조조와 유비는 전략적 요충지인 한중(漢中)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조조군은 유비군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형조건을 가지고 싸우다가 상당한 전력을 손실, 조조의 사촌동생인 하후연(夏侯淵)이 전사하는 등 전황이 잘 풀리지 않고 있었다. 공방이 계속 되는 동안 하루는 조조가 전략을 놓고 고민하는데 전령이 들어와 그날 당직병사가 사용할 암구호를 물어봤다. 조조는 저녁식사로 나온 닭갈비를 보고 젓가락으로 들었나놨다를 반복하다가 계륵이라고 암구호를 정한다. 이를 들은 조조의 모사 양수(楊脩)는 조조가 곧 퇴각할 것이라며 병사들에게 짐을 싸라고 지시했다. 양수는 병사들에게 "닭갈비는 버리기는 아까우나 먹을 것이 없으니 승상께서 한중을 유비에게 내주기는 아깝지만 이득이 없어 철수하라는 뜻으로 암호를 계륵이라 정한 것"이라 말했다. 이에 병사들이 짐을 싸자 밖이 소란스러워진 것을 알고 나온 조조는 계륵의 뜻풀이를 한 양수를 군기문란죄를 물어 처형한다. 그리고 유비와 다시한번 대전을 치루다가 본인이 상처를 입은 후에야 한중에서 완전히 퇴각한다. 양수의 말대로 바로 퇴각했다면 추가적인 피해가 크지 않았겠지만 퇴각시점을 두고 고민하다가 예상보다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30년을 넘게 종군한 조조도 퇴각 시점을 놓고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사촌형제이자 병사들에게 인망이 높았던 하후연의 죽음으로 그대로 퇴각할 경우 군심이 어지러워 질 수 있었고 한중에 대치중인 유비군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전략적 승리를 거뒀지만 병사 개별적으로는 조조군에 비해 훈련이 부족한 신병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략적인 패배 속에서도 조조가 미련을 버리기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진입과 매도시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증시에서는 손절매 시점을 택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합리적이면서 예외없이 원칙대로 칼같은 손절매가 이뤄져야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별종목 요인이 하락의 원인이라면 단호하게 자신이 선정한 손절매 원칙을 기계적으로 실행해야한다"며 "다만 개별종목 요인과 시장 요인이 반씩 작용 중이라면 합리적으로 반등 가능성을 계산해 손절매 시점을 잡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