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자금 분할금 중 20억유로를 제때 받지 못 하게 됐다. 채권단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대가로 약속했던 개혁 조치 이행이 미흡했다고 판단, 20억유로 분할금 지급을 유보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분할금 20억유로의 집행 여부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약 이행 실사 결과를 보고받고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에 대한 분할 지원금 20억유로는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간 구조개혁 이행이 확인된 이후에 지급될 것이다. 아직 개혁조치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로그룹은 이번 주말에 전화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주 유로그룹의 실무를 담당하는 유로워킹 그룹은 그리스 정부와 분할금 지급 조건으로 요구한 사전 조치 이행을 점검했으나 상당 부분에서 이견을 보였다.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주택 압류와 사립학교 부가가치세 등에 추가 개혁이 필요하다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는 채무자가 실제 거주하는 주택은 은행이 압류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며, 사립학교 부가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밖에 채권단은 체납한 세금을 100회 할부로 낼 수 있도록 한 조치가 너무 느슨하다고 지적하고 그리스 정부에 대해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지난 8월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3년 동안 860억유로(약 106조8000억원)를 지원하는 3차 구제금융을 최종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는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로부터 1차 분할금 260억유로를 받게 됐다.채권단은 지난 8월 1차 분할금 가운데 국내외 부채 상환용 130억유로와, 시중은행의 자본확충용 100억유로 지원을 결정했으며, 나머지는 11월에 실사 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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