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다카하기의 선제골이 들어간 후 기뻐하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FC서울이 마지막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끝에 대한축구협회(FA)컵 정상에 올랐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누르고 우승컵을 가져갔다. 지난해 성남FC에게 승부차기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서울은 1년 만에 다시 나선 결승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FA컵 정상을 탈환했다. 최용수 감독 개인적으로도 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2012년 K리그 우승 이후 3년 만에 FA컵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공격축구로 이룬 우승이어서 더욱 뜻 깊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서울은 수비적인 축구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최용수 감독은 공격적인 플레이를 원했지만 생각만큼 그라운드 위에서는 잘 그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경기에는 스코어가 0과 1만 표시된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이진법 축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붙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울은 달라졌다. 각성하고 여러 가지 조합들을 시험했고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 요지로 등 새로운 얼굴들도 시즌 중반에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최용수 감독도 팀의 선발 라인업을 달리 했다. 확실한 중앙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 3-5-2 구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전에는 서울의 중원에 '관제탑' 하나가 버티고 있었다. 공을 직접 주고 받으면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고 방향을 선택해주는 중앙 미드필더가 한두 명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서울은 이 부분을 과감하게 버렸다. 중앙 미드필더는 몰리나와 다카하기, 오스마르 혹은 박용우로 이뤄진 역삼각형을 만들었다. 몰리나와 다카하기는 공격적이었고 그 뒤의 오스마르는 수비적이었다. 앞의 두 명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뒤의 한명이 수비에 집중하면서 중앙이 비게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활동량이 풍부하고 패싱력을 갖춘 다카하기와 오스마르 등으로 인해 이러한 염려는 없어졌고 오히려 좋은 효과를 보였다.좋은 흐름을 타고 중요한 FA컵 결승전에도 이러한 선수 구성으로 서울은 그라운드에 나섰다. 골이 반드시 필요했던 단판경기에서 수비축구보다는 이제 공격적으로 돌아선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며 트로피를 들어 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기대대로 서울은 공격했다. 전반 초반에는 탐색전의 분위기 탓에 소극적이었던 서울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인천의 골문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반 23분이 전환점이 됐다. 왼쪽에서 윤일록이 올려준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발을 갖다 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 막혀 아쉬움을 샀다. 분위기가 넘어오자 서울은 계속해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전방에 있던 아드리아노와 윤일록, 몰리나 등이 패스와 움직임으로 인천의 수비망을 흐트렸다. 전반 33분에 나온 선제골은 이러한 흐름을 타고 나왔다. 윤일록이 원터치로 내준 패스를 다카하기가 받아서 멈춰두지 않고 곧바로 오른발 터닝 슈팅을 때려 골문 왼쪽 상단을 갈랐다. 서울은 후반 27분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43분과 추가시간에 나온 아드리아노와 몰리나의 연속골로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었다. 동점이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천의 좌우를 파고 든 공격 시도가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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