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노벨문학상, 벨라루스 작가 알렉시예비치 선정(3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67)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의 여성 작가다.  언론인 출신으로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논픽션 형식으로 쓰는 '다큐멘터리 산문' 작가다. 소련 시절부터 반(反)체제 성향의 작품을 써온 그는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조국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통치에 대한 비판적 태도로 탄압을 받아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2012년 벨라루스로 귀국해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스타니슬라프(현 이바노-프란코프스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벨라루스인,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인이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파견 근무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살게됐던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복무 기간이 끝난 뒤 벨라루스로 돌아왔다. 알렉시예비치는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지방과 중앙 신문사, 잡지 등에서 일했다. 창작 활동은 신문사 기자로 근무하던 1975년부터 시작했다.  1983년 첫번째 작품인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완성했지만 출판까지는 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소련 여성들의 고통과 슬픔을 담은 작품이 반전론에 동조하고 참전 여성들의 영웅적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ㆍ개방) 정책으로 사회 분위기가 바뀐 1985년부터 출간이 가능해져 200만부 이상이 발간됐다. 4년 뒤에는 러시아가 벌였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범죄적 실상을 다룬 '아연(亞鉛) 소년들'이 출간됐다. 이후 알렉시예비치는 사회주의 체제 붕괴와 자본주의 이행기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 '죽음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1993년)과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휴유증을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1997년) 등을 잇따라 출간하며 명성을 얻었다.  그의 책은 미국, 영국, 독일, 베트남, 인도, 일본 등 20여개국에서 번역 출판됐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등 몇몇 작품은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진실에 대한 줄기찬 탐구 정신과 독창성 등을 인정받아 자국은 물론 스웨덴, 독일 등에서 여러차례 상을 받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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