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전날까지 28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매도세다. 지난 7월1일 이후 매도금액만 7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증시에 위기감을 불어넣고 있다. 오는 18일 새벽 3시30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에 관한 기자회견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려할 만한 상황까지 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직까지 외국인 매도 규모가 정상적인 범위 안에 있다.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경제가 정상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소비 경기 회복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과거 박스권으로 회귀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일 것이다. 외국인매도에 대해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아래의 두 가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첫 번째 고민은 ‘단기적으로 출현한 외국인매도물량이 정상적인 범위 이내라고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고, 또 다른 하나의 고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현재의 외국인 매도규모는 정상적인 범위이나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기술적으로 볼 때 추가적인 외국인 매도물량은 한국시장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외국인매도규모는 아직까지 정상적인 시장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위 안에나 임계치에 근접하는 수치인 것으로 판단된다.현재 20일 누적기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4조4000억원 수준이다. 2010년~2015년 20일 외국인 누적순매수 금액의 평균은 6000억원, 표준편차는 2조8000억원이다. 비정상적인 수준의 순매도금액이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20일 누적 순매도 금액이 최소 5조원은 돼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해 진다.(6000억원 - 2조8000억원X2) 지금부터는 웬만하면 외국인 매도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통계적인 근거는 있다고 판단된다.통계적으로나 추세적으로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음이 사실이나, 여기에 대해 섣불리 판단할 이유는 없다. 해외시장의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을 숫자로 확인한 이후에 대응해도 늦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봉상으로도 코스피는 과매수권에서 이탈하면서 상승모멘텀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매도규모가 줄어들더라도 해외시장의 큰 호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시장의 큰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섣불리 지수의 방향에 대해 판단하기 이전에 글로벌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호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밸류에이션 지표는 금융위기 당시 저점을 하회(MSCI Korea 12MF PBR 기준 0.865)하고 있다. 이처럼 극단적인 수준에 도달한 지표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충격이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올해 어느 시점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작년 또는 올해 하반기와 같은 금융시장 충격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결국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는 초저금리 환경의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추가적인 위험보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뜻하는 본질적인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과 비전통적 통화정책(QE)은 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 파산 후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총 수요 결정 요인 중 하나인 소비를 촉진하려는데 있었다. 그리고 약 7년 만에 이루어질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경제가 정상화됐음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현재 미국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소비 부문이다. 미국의 소비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GDP 등의 실물지표에서 소비자심리지표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급감했던 미국 GDP 내 소비 비중은 지난 2분기 68.5% 수준까지 성장해 신용등급 강등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미국의 실질 소비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미국의 소비 경기 개선은 수입 수요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은 단일국가 기준 우리나라의 2위 수출국, 부가가치 기준 1위 수출국이다.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을 살펴보면 ‘기계 및 운수장비(자동차, 전자기기, 산업기계 등)’비중이 68.3%(2014년 연간 기준)로 가장 높고, 이외 ‘재료별 제조제품(철강, 비철금속, 가죽 등)’이 15.4%, 화학물 및 관련제품이 5.4%로 순서대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참고하면 미국 수입 수요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해당 업황도 개선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실제로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과 업종 지수별 흐름을 비교해보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 증가율과 국내 업종 지수별 상관관계를 구해보면 순서대로 기계(0.60)와 운수창고(0.57), 운송장비(0.47)가 높은 상관계수를 가지고 있고, 지수 설명력 또한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 소비 경기 회복의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는 업종(기계, 운수창고, 운송장비 업종)들에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지난밤 해외증시 및 주요지표유럽 주요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려로 부진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54% 내린 6084.59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67% 하락한 4518.15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산업생산이 전달 마이너스대에서 0.5% 상승으로 전환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며 0.08% 오른 1만131.74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뉴욕증시는 금리 인상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62.13포인트(0.38%) 하락한 1만6370.96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6.58포인트(0.34%) 내려간 4805.7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8.02포인트(0.41%) 하락한 1953.03에서 거래를 마쳤다.이날 주요 미국 경제지표는 나온 것이 없었다. 다만 중국의 산업생산 등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6.6% 증가를 하회하는 수치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이로 인해 2.67% 하락했다. ◆전날 장 종료후 주요공시 ▶심텍홀딩스= 754억 규모 유상증자 결정▶스틸앤리소시즈= M&A 추진 및 주간사 선정 허가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