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실력 늘자 홈런도 늘어
통역없이 대화하며 팀웍과시
강정호[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강정호(28ㆍ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적응왕'이다. 낯선 메이저리그에 간 지 일 년도 지나기 전에 '해적' 생활을 즐기고 있다. 강정호가 PNC파크의 담장을 두 번 넘긴 지난 23일(한국시간), 구단관계자들과 언론은 강정호의 장타력을 칭찬하기에 앞서 빠르게 늘고 있는 '영어실력'에 찬사를 보냈다.지역매체인 '피츠버그 스포팅 뉴스'는 "강정호는 이날 경기 전 클린트 허들(58) 감독의 아들 크리스챤(11)과 완전한 문장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크리스챤은 강정호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에서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매주 영어수업을 받고 있다. 그가 빠르게 언어를 익히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다. 이제 완전한 문장을 구사한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뿐 아니라 일상과 문화에도 적응해야 한다. 영어는 그 지표 중에 하나다. 강정호의 데뷔시즌 맹활약은 이 모든 분야에서 순조롭게 분위기에 녹아들고 있다는 뜻이다.'피츠버그 트리뷴'의 빌 웨스트 기자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정호는 이제 감독, 동료들과 얘기를 나눌 때 통역사에게 오지 않아도 된다는 손짓을 한다"고 했다. 베테랑 투수 앨런 제임스 버넷(38)이 11호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강정호에게 말을 거는 장면은 국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샀다. 강정호는 경기가 끝난 뒤 "버넷이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고 설명했다.피츠버그의 닐 헌팅턴(46) 단장은 지난 21일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전부터 강정호가 영리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적응할 줄 몰랐다. 강정호는 미국야구와 문화를 모두 터득하고 있다"고 했다.피츠버그 팬들은 강정호의 적응 노력에 힘을 싣고 있다. 교민이 없는 관중석에도 태극기가 나부낀다. 23일 중계카메라는 강정호의 두 번째 홈런 이후 현지 관중이 흔드는 태극기를 클로즈업했다. 현지 중계진은 "대한민국의 국기(태극기)가 자랑스럽게 펄럭입니다"라고 했다. PNC파크 앞 가판대에선 미니 태극기를 5달러(약 5985원)에 팔기 시작했다. 피츠버그의 동료들은 강정호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서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내리는 '킹캉(King Kang)' 세리머니를 한다. 메이저리그 신인이지만 벌써 자신의 존재감을 PNC파크에서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강정호는 빅리그를 '제 2의 목동구장', 그리고 킹캉의 무대로 만들고 있다. 미국 동부의 공업도시 피츠버그에서 강정호가 '야구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정동훈 인턴기자 hooney53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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