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 이야기]'톨게이트 변천사'…'종이통행권'부터 '신용카드'까지

1968년 첫 통행료 징수…1990년대 부산지역선 '동전투입기' 도입도

종이 통행권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종이 통행권'을 기억하십니까. 차를 몰고 도시 밖으로 나가는 톨게이트에 다다르면 요금소의 직원이 종이 통행권을 나눠줍니다. 한참을 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직원이 통행권으로 출발지를 확인해 정해진 통행료를 받습니다. 100% 수작업으로 통행료를 걷던 고속도로의 풍경,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무려 3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볼 수 있습니다. '종이 통행권은' 1968년 12월21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수원간 그리고 경인고속도로 영등포-가좌 구간이 개통되면서 등장했습니다. 물론 요금 납부는 현금으로만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일일이 직원들이 통행권을 주고 요금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이때 하루 평균 고속도로 교통량이 9000여대에 불과했기 때문이지요. '종이통행권'은 이후 톨게이트에 자동화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 수명을 이어갔습니다. 장장 26년간 말입니다. 고속도로가 전국 곳곳의 도시들을 연결하고, 자동차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수작업만으로는 교통량을 감당할 수 없어졌습니다.

마그네틱 통행권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마그네틱 통행권'입니다. 지금도 전국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통행권이지요. 1994년 나타난 기계화 방식의 요금징수시스템(TCS)은 차량이 입구 요금소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차량의 진입 여부, 차종 등을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이후 이 정보들을 담은 마그네틱 통행권을 운전자에게 제공합니다. 운전자는 출구에서 마그네틱 통행권을 반납하면서 현금 혹은 고속도로 전용카드로요금을 지불하면 됩니다. 이때부터 출구에 위치한 요금소에서만 직원들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하루 평균 고속도로 교통량이 370만대가 넘어가자 이 방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하이패스(Hi-pass)'가 도입된 이유입니다. 입구와 출구 모두에서 수작업 없이 통행료 징수가 가능해졌지요. 2000년 시범운영을 거쳐 2007년 12월 전국 고속도로에서 하이패스로 통행료를 납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는 지난해 말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하게 되면서 또 한번 발전을 거듭했습니다.일부 지역에서는 독특한 징수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부산지역의 도시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 '동전투입기'가 대표적입니다. 1990년대 도입된 이 방식은 요금소에 다다르면 표지판에 적혀있는 요금에 따라 동전을 투입구에 던져넣는 형태입니다. 동전을 제대로 던져넣지 못해 차문을 열고 내려 다시 넣는 일도 발생하곤 하지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매 주말 고속도로에는 차들로 북적대고 있습니다. 요금소를 지나치면서 한번 쯤은 '종이 통행권'을 떠올려 보는 것도 어떨까요.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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