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 내 끝내려는 '형'…우호지분 확보하며 시간 버는 '동생'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롯데그룹 후계싸움의 첫번째 분수령은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다.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가올 주총의 결정이 이번 사태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장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달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로가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 인터뷰에서 "빠른 시일 내 주총을 열고 이사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우리 사주)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고 밝혔다. 이는 신 회장을 지지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출이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려다 무위에 그쳤으나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관철하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신 회장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18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전체를 해임하라 지시했는데 이를 듣지 않자 직접 일본에 가서 지시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 측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열리더라도 승리를 장담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과반을 이미 확보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이 최대 70%까지 갈 수도 있다"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 전 부회장이 우호지분을 아무리 많이 확보한다 해도 절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반의 지분 확보를 장담하는 배경은 신 회장 지지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확대된 반면 신 총괄회장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입국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이 귀국한 사이 신 전 부회장이 다시 일본으로 출국해 길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이를 대비해 일본에 머무르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총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체류를 연장하는 것도 일본 주주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신 전 부회장 역시 한국으로 일찍 건너온 이유가 신총괄회장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형제가 각기 다른 얘기를 하는 만큼 줄다리기의 승자는 주총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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