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유통이나 숙박, 제조 등 B2C기업에서 직원보호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폭언을 일삼는 이들한테서 소비자와 대면하는 최전방 직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감정 노동자'로 불리는 직원들을 보호하려는 태도는 업무 만족도를 높이면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까지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감정노동자는 대형마트ㆍ백화점ㆍ콜센터 등에서 근무하면서 상시적으로 고객의 무시ㆍ폭언ㆍ욕설에 노출된 이들을 지칭한다.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응대할 것을 강요받는 사회적 약자로 분류된다. 현재 전체 취업자의 22%인 800만명이 감정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NS홈쇼핑은 콜센터에 성희롱이나 폭언을 하는 소비자의 발신 번호를 수신 차단하고, 상습 폭언 고객에게는 ARS 멘트로 통화불가를 안내하는 '화이트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법적조치도 병행한다.CJ제일제당은 심한 욕설ㆍ폭언ㆍ성희롱을 일삼는 고객을 '블랙(Black) 고객'으로 분류, 업무와 관련 없는 경우에는 통화를 강제 종료하고 업무와 관련된 경우는 전담부서로 이관케 하는 '자기보호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감정노동자가 필요 이상으로 인권피해를 입지 않도록 개선하려는 기업의 행렬은 더욱 늘고 있다. 롯데마트와 대상, KGC인삼공사, 경동나비엔, 라마다송도호텔이 새롭게 감정노동자 인권보호를 선언했다.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와 한국산업간호협회도 참여했다. 이들은 앞으로 '감정노동자와 함께하는 기업ㆍ소비자 실천약속'을 바탕으로 감정노동자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응대기술, 제품정보 교육 및 힐링 프로그램 등 감정노동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감정노동자가 부당한 소비자행동(폭언ㆍ폭력ㆍ성희롱 등)을 강요받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의 경우 감정노동자의 인권을 생각하고 폭언 등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내용도 담긴다.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에 서울시도 적극 동참한다. 시는 22일 오전 10시 신청사 태평홀에서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감정노동자 인권보호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지난 2013년부터 감정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한 기업ㆍ소비자문화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 지난해 9곳, 이번에 5곳이 참여했다.이성환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감정노동자의 권익보호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생각이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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