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네이버 분할없이 그대로 편입애플도 4차례 주식분할 후 다우지수편입했는데...초고가주 액면분할 유도 취지 퇴색[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1월 이후 '주식시장 발전방안'의 일환으로 개발한 KTOP30지수가 발표 직후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판 다우지수'라는 별칭과 달리 한국 대표지수로 활용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수개발의 주요 취지였던 초고가주의 액면분할 유도효과는 삼성전자와 네이버(NAVER) 등 고가주가 그대로 들어가면서 무색해졌고 별다른 특색없는 시총상위 대형주들로만 구성돼 업계에서 연계상품을 만들기도 애매한 지수가 됐다. 또한 최근 각종 합병이슈와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대형주들까지 그대로 유입돼 올해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보다도 부진해 국가 대표지수로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지난 6일 거래소는 KTOP30지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 지수는 코스피를 대체할 새로운 국가 대표지수로 다우지수를 밴치마킹한 지수다. 기존 코스피나 코스피200지수처럼 시가총액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다우지수처럼 주가평균식으로 산출되는 지수다. 지난해 11월 KTOP30 지수 개발과 관련해 금융위와 거래소의 목표는 주가 50만원 이하 종목들만 지수에 편입시키는 것이었다. 이 지수를 코스피 대신 국내 경제 및 산업구조를 대표하는 한국 대표 지수로 키워 향후 초고가주들이 KTOP30지수에 들어오기 위해 스스로 액면분할을 하도록 유도하는게 주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 당시 취지는 주가 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지수에 포함되면서 바로 꺾였다. KTOP30지수 개발 및 종목선정을 도맡은 주가지수운영위원회 측은 시장 대표성을 가진 지수로서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뺄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영석 주가지수운영위원회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50만원이상 종목은 유입되지 않도록 원칙을 정하긴 했으나 지수의 시장대표성을 또한 고려치 않을 수 없었다"며 "임의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우엔 0.5의 조정계수를 둬서 편입시켰고 네이버같은 경우에는 조정계수까지 둘 주가는 아니라고 판단해 그대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임의대로 별다른 원칙없이 두 종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KTOP30지수가 밴치마킹했다는 다우지수의 경우에는 지수편입이 엄격한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S&P 다우존스 지수위원회는 올해 3월에야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의 편입을 승인했다. 애플은 지난해 6월 7대1로 주식분할을 하면서 다우존스 편입종목 중간값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서야 편입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애플은 다우지수 편입을 위해 앞서 네차례의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무색해진 개발취지와 함께 또다른 문제는 연계상품을 만들기 까다롭다는 점이다. 펀드상품 등 자산운용에 편리한 시가총액 방식이 아닌 주가평균식이기 때문에 펀드 상품으로 만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품으로 구성할만한 종목이 하나도 없이 기존 대형주들만 모아놨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경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선출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매력적인게 하나도 없고 너무 뻔한 대형주들 뿐"이라며 "더구나 펀드를 만드려면 구성종목 수익률이 좋아야하는데 지수에 편입된 대형주들은 현재 모두 바닥을 기고있어 당장 업계에서 펀드를 만들기 곤란해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대외불확실성과 실적우려, 엔저 등 환율공습에 시달리던 수출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KTOP30 종목들의 올해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연초 이후 전날 종가기준 30종목 전체 평균 수익률은 2.85%로 같은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6.62%의 반도 채 되지 않는다. 또한 최근 삼성의 지배구조와 맞물려 제일모직과의 합병이슈에 휩싸인 삼성물산과 역시 현대모비스와의 합병문제가 거론되는 현대글로비스 등이 지배구조 관련주들도 그대로 포함됐다. 종목 변경이 바로 발생할지 모르지만 주가지수운영위원회에서는 종목변경은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종목 변경과 관련해서는 매해 9월 정기검토가 있고 변경 사항이 발생할때마다 위원회가 소집돼서 협의를 거쳐 종목을 변경하겠지만 대체로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와 거래소 목표대로 국가대표지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에 실효성이 생겨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우지수는 120년의 전통과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애플같은 대형사도 주식분할을 스스로 하고 들어가지만 KTOP지수가 앞으로 그런 위치까지 올라갈지 의문"이라며 "다우지수도 하부지수가 따로있고 추종상품이 상당히 많은데 KTOP30지수도 다우지수처럼 만드려면 상품화가 가능하도록 하부지수들이 많이 만들어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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