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오랜 전통을 가진 일본 기업들이 신뢰를 잃고 추락하고 있다. 엔저 시대를 맞아 회복세를 보이던 일본 재계의 어두운 이면으로 읽힌다. 72년 역사의 도요(東洋)고무공업은 안전에 민감한 일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사례다. 지난 3월 국토교통성은 이 회사가 시험 데이터를 조작해 국가기준에 맞지 않는 면진 고무를 공급한 사실을 밝혀냈다. 면진고무는 건물 기둥 밑에 넣는 고무받침이다.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 지진 발생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쓰인다. 4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공공기관은 물론 아파트까지 각종 건물 신축시 면진고무 사용이 늘고 있다. 도요고무는 2002년 6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5차례 국가 인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풀려진 수치를 제시했다. 부정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22일 발표된 외부 연구단 최종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부서에서 3명, 품질 검사부서 1명 등 총 9명이 부정에 연루됐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노부키 아키라(信木明) 회장과 야마모토 타쿠지(山本卓司) 사장은 23일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사임을 발표했다. 에어백 제조 업체 다카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차량 3400만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 중이다. 미국 상원 교통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22일 다카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에어백의 안전 감사를 게을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다카타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글로벌 안전 감사를 중단했다고 지적하며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23일에는 청문회를 열고 다카타 간부를 불러 추궁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다카타의 간부는 의원들의 질타에 연신 머리숙여 사과해야 했다. 리처드 브루멘설 의원은 "다카타 에어백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를 구제하기 위한 보상 펀드를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타카타 에어백으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는 8명 부상자는 약 1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자업체 도시바(東芝)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투명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가 역시 하락했다. 도시바는 지난 2011회계연도부터 인프라 등 3개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을 500억엔(약 4460억원)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제삼자위원회의 반도체ㆍTVㆍPC 부문 회계 처리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벌서부터 도시바 경영진 퇴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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