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기자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보리가 아닌 밀로 만든 일명 '하얀 맥주(white beer)'. 1837년 독일의 황태자 로드윅 1세가 독일 최고의 맥주로 선포한 맥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반해 양조장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전통의 맥주. 수많은 맥주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맥주. 바로 독일 뮌헨의 여유로움과 삶, 역사가 담겨져 있는 밀맥주 '파울라너(Paulaner)'를 두고 하는 말들이다.1634년 독일의 수도승들이 설립한 파울라너는 400여년 동안 전통적인 상면 발효공법을 유지하며 100% 자연 숙성 방식으로 제조되고 있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34개 양조장 운영)되고 있으며 독일 밀맥주 수출 순위에서도 부동의 1위를 수성 중이다.◆100% 자연 숙성...6주간의 기다림= 파울라너는 독일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초소 50%의 밀과 보리를 섞어 상면발효방식으로 양조한 맥주다. 바에에른주에서는 뮌헨의 다른 갈색 맥주에 비해 색깔이 연하다고해서 하얀 맥주를 뜻하는 바이스비어(Weissbier)라고 불린다. 여과 방식에 따라 효모를 여과하지 않은 탁한 밀맥주 헤페바이젠과 효모를 여과시킨 깨끗한 밀맥주 크리스탈바이젠으로 나뉜다. 파울라너는 통상 6주에 걸친 숙성 기간을 거쳐 탄생된다. 파울라너 특유의 쌉싸름하면서 달콤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 상태로 재배한 효모와 지하 250m에서 취수한 천연 암반수를 사용한다. 파울라너의 첫 느낌은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거품을 선사한다. 이어 밀맥주가 빚어내는 과일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우고 특유의 진하고 깊은 맛이 여운을 남긴다. 달달한 밀의 향, 바나나 향, 가벼운 클로브 향, 약한 감귤의 맛도 드러난다. 파울라너를 최고의 밀맥주로 꼽는 맥주 애호가들은 부드러운 목 넘김과 입 안 가득 남는 맥아 향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밀맥주, 이렇게 마셔야 더 맛있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밀맥주는 파울라너 외에도 호가든, 에딩거, 에델바이스, 외팅어 헤페바이스, 호프브라우 헤페바이스,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밀맥주는 보리맥주와 다른 방식으로 따라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우선 파울라너 전용잔 안쪽을 헹구고 잔에 섭씨 3~4도 밀맥주를 3분의 2만 따른 뒤 병을 돌려 효모를 활성화시킨다. 이때 발생한 거품과 함께 남은 양을 잔에 마저 따라 마시는 것이 좋다. 이 같이 부드럽지만 묵직한 거품, 달달한 밀의 향과 과일향의 조화에 빠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북한에 양조장을 갖춘 야외 맥줏집 '비어가르텐'을 열어달라고 파울라너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당시 파울라너 대변인 브리키트 차허는 "(2013년) 8월에 미국,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 새 매장을 개장한다"며 "북한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옥토버페스트'에 빠질 수 없는 맥주= 파울라너는 독일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의 공식 후원 맥주로도 활약하고 있다. 매년 9월 뮌헨에서 2주일 동안 열리는 옥토버페스트에서는 6종의 공식 후원 맥주만 판매되는데 축제기간 동안에만 전 세계에서 600만명이 방문해 500만ℓ의 맥주를 소비한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파울라너 수입ㆍ판매사인 비엘인터내셔날과 국내 특급 호텔들의 주최로 한국에서도 옥토버페스트를 열고 있다. 독일 현지 열기 속에서 파울라너를 즐기고 싶은 애호가들의 문의와 참가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또한 파울라너는 독일 프로축구단 바이에른 뮌헨의 후원사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가장 큰 프로축구단인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축구의 역사이자 가장 많은 축구 팬을 보유한 구단이다. 파울라너는 10년째 바이에른 뮌헨을 후원하면서 스포츠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