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오는 6월13일부터 17일까지 공연...'안무, 의상, 무대 다 바꾼다'
그레임 머피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젤(Giselle)'은 '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낭만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는 작품이다.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이후로 전세계 무대에서 끊임없이 재공연되고 있는 고전이다. 이런 '지젤'에 과감하게 메스를 든 이는 바로 호주 출신의 안무가 그레임 머피(Graeme Murphy·65)이다. 20일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자신있게 말했다. "강렬한 음악과 안무, 더욱 확실해진 캐릭터 등으로 관객들이 색다른 '지젤'을 만나게 될 것이다."그레임 머피는 오스트레일리아 발레단과 영국 버밍엄 로열 발레단을 거쳐 호주 시드니 댄스 컴퍼니의 예술감독을 31년간 맡아온 세계적인 안무가이다. 특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고전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2001년 선보인 '백조의 호수'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는 당시 고인이 된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찰스 왕자, 왕자의 숨겨진 연인 카밀라의 삼각관계를 과감하게 이 작품에 입혔다. 특히 다이애나를 상징하는 백조 '오데트'가 끝내 정신병원에 갇히는 파격적인 결말이 화제를 모았다. 문훈숙(52)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그레임 머피가 '백조의 호수'를 재탄생시킨 것을 보고 이번 작품을 의뢰하게 됐다"며 "내달 선보일 '지젤' 역시 굉장히 현대적이며, 클래식에서 많이 벗어난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이는 그레임 머피 버전의 '지젤'은 오는 6월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음악부터 안무, 의상, 무대까지 모든 변에서 변신을 시도했다. 그레임 머피는 "클래식 작품 중 가장 변화가 없던 작품이 바로 '지젤'이다. 원작의 안무가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어서 새로운 것을 상상해내기가 어려웠다. 고민을 하다가 음악을 좀 더 강렬하게 바꾸고나서야 '지젤'의 세계를 다르게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작 '지젤'에서는 순박한 시골 아가씨 '지젤'이 실연의 아픔에 괴로워하다 죽어서 '윌리(처녀귀신)'가 되는 것으로 나온다. 그레임 머피는 항상 이 장면에서 '처녀귀신이 왜 이렇게 젠틀한 것인지?'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2막에서 순백색 튀튀(발레복) 차림의 처녀귀신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는 원래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혔다. 하지만 이번 '지젤'에서는 "처녀귀신들이 보다 공격적이고 악한 모습"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서정적이고 소박했던 주인공 지젤 역시 사랑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강렬하고도 의지가 강한 여성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 '윌리'들의 여왕 '미르테'와 지젤의 어머니 '베르테', 아버지 '울탄'의 뒷이야기도 추가했다. "악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왜 170년이 지난 지금, 색다른 버전의 지젤을 만나야 하냐는 질문에 그는 답한다. "전통을 존중하면서 이 전통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젤'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관객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끊임없이 재해석되듯이 '지젤'도 그랬으면 한다. 젊은 관객들이 더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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