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리' 판매에 취해 '처음처럼' 점유율 잃을까 고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롯데주류가 웃지 못할 고민에 빠졌다.지난 3월 출시한 '처음처럼 순하리'가 주류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만들면 만들수록 주력 소주인 '처음처럼'의 생산량은 줄어들기 때문이다.즉 순하리를 많이 팔수록 좋긴 하지만 주력 소주인 처음처럼 생산이 감소해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카니발리제이션이란 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경쟁해 판매를 감소시키는 현상을 가리킨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가 순하리 수도권 판매를 놓고 신중한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수도권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판매 확대 시기는 고민 중이다. 현재 순하리는 부산ㆍ영남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수도권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만 판매된다.롯데주류 관계자는 "부산ㆍ영남 지역이야 처음처럼의 점유율이 미미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게 당연하지만 수도권은 얘기가 다르다"며 "순하리처럼 칵테일 느낌의 소주는 인기가 시들면 곧바로 후퇴할 수밖에 없는데, 수도권 소주시장 점유율은 한 번 밀리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순하리 판매에 취했다가는 자칫 처음처럼 점유율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존 시장의 외연을 넓히고 종류를 다양화하는 쪽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아, 당연히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순하리는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병이 팔리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저도주가 대세인 부산ㆍ영남 지역을 겨냥해 내놓은 이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인기몰이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순하리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유자맛을 기반으로 한 순하리는 360㎖에 알코올 도수 14도로 천연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했다. 유자과즙 첨가로 과실주 풍미를 더하면서 추가 첨가물 없이 손쉽게 즐길 수 있 는 RTS(Ready To Serveㆍ특별한 제조 없이 잔에 담아 바로 칵테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술) 형태의 소주 기반의 칵테일이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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