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김영민(35.가명)씨는 결혼을 앞두고 베이킹도구를 샀다. 지난 15년간의 자취생활에서 익힌 요리솜씨를 신부에게 선보여 점수를 딸 계획이다. 김씨는 "'삼시세끼' 등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요리하는 남자가 멋져 보인다"며 "'스타셰프' 열풍 때문인지 요리를 배우려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유통가에 성(姓)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그루밍족'과 '차줌마' 열풍 속에 미용기기나 베이킹용품 등에 대한 남성 구매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문화센터 강좌나 요리대회까지 여성 고유영역으로 분류됐던 부분에서의 남성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대로 남성 전유물로 불렸던 헬스 보충제 등을 구입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빠와 함께 하는 육아 예능이 뜨면서 문화센터 내 아빠 대상 강좌가 늘었다. 실제 홈플러스는 이달 들어 아빠를 위한 강좌를 늘려 문화센터 124개점에서 총 1247개 강좌를 열고 있다. 지난해 5월 아빠 대상 강좌가 123개점에서 703개 열렸던 것에 비하면 80%가량 급증했다. 아빠만을 위한 요리대회도 올해 최초로 개최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아빠들의 육아 관심, 남성셰프들의 활동 및 쿡방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캠핑'이라는 시즌이슈를 더해 '아빠의 요리가 가족의 행복을 만든다'는 주제로 아빠(남성) 대상의 이색요리 강좌와 아빠가 참여하는 캠핑요리 경연대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CJ제일제당도 지난 5~7일간 '요리하는 남자' 콘셉트의 쿠킹 클래스를 열었다. 평소 요리할 기회가 드문 아빠나 맞벌이 남편, 독신남성 등에게까지 요리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심어주기 위함이다. 실제 이 같은 '쿡방', '스타셰프' 들의 등장으로 관련용품의 남성 구매비중이 높아졌다. AK몰에 따르면 올 들어 4월말까지 신선식품군 매출은 28%, 주방용품 및 식기매출은 29% 증가했는데 남성고객의 매출 신장세가 뚜렷하다. 남성의 신선식품 매출은 21% 증가한 반면, 여성은 12% 증가에 그쳤다. 특히 주방용품 및 식기 카테고리에서는 남성 매출이 154%로 크게 신장하는 동안 여성 매출은 29% 늘었고 남성들의 베이킹 용품 매출도 60%, 제빵기ㆍ제과기 매출도 107% 신장됐다.여성들의 전유물로 불렸던 미용용품에서도 남성 구매 비중이 현저히 높아졌다. G마켓에 따르면 올 1~4월간 '고데기' 등 헤어케어기기의 남성매출 신장률은 71%로 여성(64%)를 앞질렀다. 구매비중 역시 남성이 41%로 절반 수준에 달한다. 팩ㆍ마스크 등 피부관리용품 역시 남성 매출이 42% 신장하는 동안 여성은 36% 오르는데 그쳤고 태닝용품, 파마용품 역시 남성 매출신장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피부관리에 힘쓰는 남성들도 늘었다. 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4월말까지 남성들의 제모ㆍ피부관리기기 매출 비중은 47%로 절반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 중 기능성제품으로 분류되는 미백ㆍ주름ㆍ모공ㆍ아이케어 화장품 매출 역시 23% 증가했다.반면 여성들은 '머슬녀' 열풍 속에 남성 전유물로 불렸던 헬스 보충제까지 구매하는 모습이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4월12~5월11일)동안 여성들의 웨이트기구 및 헬스ㆍ에너지보충제 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품목별 최대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남성들이 몸을 만들 때 먹는 헬스보충제도 여성들이 많이 찾아 헬스ㆍ에너지보충제 구매량이 전년 대비 44% 늘어났다. 같은 기간 헬스ㆍ에너지보충제의 남성 구매 성장세는 22%로 여성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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