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거품'에 대한 서로다른 시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글로벌 증시가 각국 경제계 거물들의 증시 '거품' 논쟁 속에 공포심리가 확산되며 조정을 맞고 있다.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 의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신경제사고연구소(INET)' 주최 세미나에서 가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대담에서 뉴욕증시가 고평가돼 있다고 발언했다. 가뜩이나 그리스 문제 및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독일 국채 금리 상승 등 여러 유동성 불확실성에 빠진 세계 증시는 거품 논란이 가세하면서 조정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전날 미국 3대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유럽증시도 소폭 반등에 그치며 마감했다. 전일 1% 이상 급락한 국내증시 역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가짜백수오 사건 이후 기업실적에 대한 불신과 공포심리가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는 장중 2100선을 하회했다. 1차 지지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2120선이 단번에 무너지고 2100선도 위태롭게 되면서 주요 지지선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관론에 빠져 증시를 바라볼 상황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선진국 증시들과 달리 국내증시의 상승추세는 시작에 불과하며 상승률도 그리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주로 그리스 문제를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나타난 변동성인 만큼 장기간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조정국면이 전환된 이후부터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아무 이유없이 하락하는 경우로 가장 경계해야할 신호다. 두번째는 수급상 마찰로 하락하는 경우로 이는 잠시 고통이 따를 뿐이다. 세번째는 이벤트가 부각돼 하락하는 경우로 이때는 걱정보다는 기회로 활용해야한다. 최근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는 주로 이벤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본다. 특히 그리스 문제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유동성 공급 이슈가 주된 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거품에 대한 논쟁도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된 유동성 확대 정책에 대한 공포심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각국은 매크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이며 미국에서 시작된 양적완화는 유로존에 안책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풍부한 유동성에 둘러싸인 유로존이 그리스나 기타 대외 이벤트에 신용리스크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 또한 중국 역시 부양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신실크로드 사업이라는 재정확대까지 병행 중이다. 거시환경의 우려가 점차 완화되며 주가가 상승할 여유공간은 아직 충분한 셈이다. 최근 또 하나의 공포를 낳고 있는 글로벌 시중금리 상승은 기대인플레이션 움직임에 기반을 둔 것이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여파로 일부 업종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마냥 부정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본질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향후 회복세를 전제로 한다. 미래수요가 개선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물가가 오르리라 여기는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진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모멘텀은 여전히 탄탄하다.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유발하는 자산효과가 소비확대를 이끌고 있고 이 과정에서 신흥국 등 수혜를 받는 수출국은 재고부담이 기존보다 완화되고 있다. 일단 내년 9월까지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모멘텀 상승의 주 원동력은 아직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주식시장이 펀더멘탈을 조금 앞질러 가면서 이에따른 거품논란과 불안감이 커질 수 있지만 이로 인한 조정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은 펀더멘탈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 확대는 이러한 움직임 중 하나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포심리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대대적으로 나타났던 글로벌 유동성 랠리 국면에 변화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고 유가가 강세를 보이는 구도가 나타나면서 증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근원적인 금융시장 기류의 변화는 글로벌 금리상승 동조화 흐름일 것이다. 저금리로 촉발된 유동성 장세는 결국 금리 변동성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독일 국채금리 상승을 필두로 글로벌 금리상승 동조화 흐름은 금리 변동성을 야기하며 주식시장의 조정을 부르고 있다. 최근 채권가격 하락은 국채 시장의 부족한 유동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것이다. 각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증시 조정에 대한 공포도 함께 커지고 있지만 지나친 우려로 판단된다. 현재 미국 경기는 반등 초입 국면에 있어 각국 국채금리 상승이 미국 금리인상 이슈를 자극할 정도로 급격한 경기회복세로 이어지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확대 관점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반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금리수준과 모멘텀 수준을 감안해 실적 모멘텀을 갖춘 성장주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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