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연설 15시간만에 나온 정부 성명 '진정한 사과 없어 유감'(상보)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정부는 3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외면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정부는 이날 오후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아베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통해 주변국들과의 참된 화해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인식도, 진정한 사과도 없었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성명은 "일본이 미 의회 연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면 과거사에 대한 솔직한 인정과 반성을 통해 국제사회와 신뢰 및 화합의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행동은 그 반대로 나아가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일본은 식민지배 및 침략의 역사,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참혹한 인권유린 사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주변국과의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이와 관련 이번 아베 총리의 방비에 대한 한국외교 실패라는 비판에 대해 노 대변인은 "미일관계의 진전한다고 해서 한미관계가 악영향을 받는다든지 한국외교의 실패라고 보는 것은 너무 과도한 해석이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극단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노 대변인은 "우리 외교는 우리 자체의 목적과 목표와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전략과 구상을 갖고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갖고 아까 말한 그런 방향성을 갖고 우리가 착착 진행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안에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도 예정돼 있고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전작권 전환 합의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 전략적 협력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관계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아베 총리에 대한 우리 외교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예상보다 늦어졌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에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당초 예정된 정례 브리핑도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3시30분에 진행됐다. 아베 총리의 연설이 29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약 40분간 진행됐으니 우리 시간으로는 30일 새벽 1시전에 끝났으나 우리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약 15시간이 지나서야 나온 것이다.정부의 공식 반응이 이처럼 늦어진 것은 논평 수위를 놓고 고심을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아침 청와대는 관련 브리핑은 외교부에서 할 것이라고 공을 외교부로 넘겼다. 아베 총리의 연설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국내외 언론들의 비판 기사가 쏟아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공식 논평의 수위가 이보다 낮을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일본)는 전쟁(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측면에서 역대 총리들에 의해 표현된 관점들을 계승하겠다"고만 언급했다.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 반성을 과거사에 대한 핵심적인 역사인식과 사죄의 표현으로 요구해왔지만 아베 총리가 이를 외면한 것이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 없이 "우리 시대에, 결국 여성들이 인권 학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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