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이후 성남 민심 “야당은 돈 안 받았냐”

-그래도 신상진, 흔들리지 않는 민심-성완종 리스트엔 “야당은 돈 안 받았냐” “똑같다”-與에 악재는 악재, 野는 타이밍 놓칠라 전력 지원[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이 휘몰아치고 난 첫 주말인 12일, 성남 중원의 일요일은 어수선했다. 성완종 리스트가 몰고 온 바람이 가져올 변화를 누구도 손쉽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여론조사에서 1, 2 위를 달리던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와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일단 당 지도부와 함께 표심 몰이에 열중했다. 이번 사건이 여당엔 악재, 야당엔 호재라는 게 중론이지만 성남 중원의 민심을 섣불리 단정할 순 없는 까닭이다.성남 중원의 신흥역 지하상가에서 만난 자영업자 박모(62)씨는 "성완종 리스트는 상관없다"며 "한결같고 변함없는 신상진이지"라고 말했다. 이날 성남 중원에서 만난 다수의 주민은 비슷한 얘기를 했다. 택시기사인 김모씨도 "여기는 신상진 후보가 우세하다"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뭐 야당은 안 받아먹었어요? 똑같지"라며 "신상진 후보한테 성완종 리스트는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성완종 리스트를 대하는 성남 중원의 민심은 기존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재확인하는 정도였다. 여당을 특정해서 분노하기 보단 '어차피 야당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기자가 직접 만난 대부분의 주민은 소위 도긴개긴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단 표면적으로 신 후보에 대한 성남 중원의 우호적 민심은 유지되는 듯했다. 17ㆍ18대를 잇따라 거치며 지역에서 '인물 검증'이 완료된 것도 신 후보가 성완종 리스트에 덜 흔들리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야성이 강한 지역에서 여당 후보로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건 후보 자체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영향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온모(60)씨는 "성완종 리스트가 영향이 있긴 있다"면서 "아무래도 이미지가 좋진 않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성남 중원구 성남동에서 만난 70대의 한 여성은 "원래 1번이었는데, 이제 난 무조건 2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후보 측 캠프 관계도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상관없다는 분도 있지만 문제 삼는 분도 있다"면서 "어찌됐든 악재니 신 후보도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의식을 느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성남을 직접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대원감리교회를 찾았다. 그는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며 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 시간 뒤인 오후 3시 30분, 교회에서 도보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한 빌딩 9층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등장했다. 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이곳 성남 시민들께서 우리 정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셔야 '성완종 리스트'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성남 중원의 정 후보에 대한 지지세를 끌어올리는데 성완종 리스트를 활용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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