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우조선해양 차기 사장 인선이 고재호 현 사장의 연임과 외부인사 영입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차기 사장 물망에 오른 부사장들이 잇달아 보직을 받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사실상 내부승진을 통한 인선은 물건너갔다. 회사 내부에서는 외부 인사가 수장으로 오게 될까 뒤숭숭한 분위기다. 내부 직원들은 "올 것이 왔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재호 현 대우조선 사장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차기 사장 후보군인 박동혁 부사장, 고영렬 부사장이 보직을 받지 못하고 다음달 1일자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결국 내부자가 승진을 통해 차기 사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진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부사장보다 낮은 전무급이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지 않는 이상 힘들 것"이라며 "차기사장 구도가 현 사장의 연임이냐,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선택한 외부인사 영입이냐로 압축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일각에서는 고재호 현 사장이 산업은행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인사를 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혼탁과열 양상을 이유로 최근 차기 사장 후보군들에게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고재호 사장도 포함되지만 그는 차기 사장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임된 상태다. 반대로 고재호 사장의 연임 의지가 드러난 인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내부 경쟁의 싹을 자르기 위해 경쟁자의 보직을 없애는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는 유임 기간 인사권을 쥔 고재호 사장이 차기 사장 후보에 오른 부사장들을 해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장난삼아 나오곤 했다. 박동혁 부사장과 고영렬 부사장이 배제됐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농담 삼아 한 얘기들이 현실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내부 직원들은 뒤바뀐 분위기에 전전긍긍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부승진이 배제된 차기 사장 인선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는 절대 안 된다"며 노보를 통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외부인사가 선임될 경우 투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어 차기 사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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