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뉴스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관련 발언으로 재판을 받았던 홍가혜씨가 이번엔 네티즌들을 '대량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시 '설전'의 중심에 섰다. 홍씨 측은 이번 소송이 도를 넘은 수준의 공격에 대한 방어 차원이라 는 반면 피고소인들은 '돈'을 목적으로 한 기획 소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7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홍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온라인 게시글이나 댓글을 통해 자신을 비방한 네티즌들 을 고소한 건수는 1000여건이 훌쩍 넘는다. 홍씨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합의금을 건넨 피고소인들이 하나 둘 그 과정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 "대놓고 돈 요구 vs 적정 수준" = 홍씨 측은 이번 고소에 대해 말도 안되는 루머와 악성 댓글을 단 사람이 그 만큼 많았기에 규모가 커진 것일 뿐 '기획소송'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피고소인들은 합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보인 상대편 태도를 볼 때 '잘 짜여진 기획'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가족 중 한 사람이 홍씨 관련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가 고소를 당한 A씨는 이번 논란 이후 홍씨 측이 밝힌 입장을 보며 혀를 찼다. 그는 "(가족이) 홍가혜씨에 대해 남긴 글이 10글자가량 되는데 당사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건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고소 이후 합의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볼 때 소송의 목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홍씨 본인은 사과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피고소인들에게는 합의금부터 거론했다는 것이다. 그는 "합의 과정은 돈 얘기로 시작해 돈 얘기로 끝났다"며 "홍가혜씨도 모든 면에서 떳떳할 수 없는 입장인데 본인의 실언으로 고통받은 세월호 가족들은 생각하지 않고 수백명을 대상으로 고소전을 벌이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가혜 측이 피고소인과 작성한 합의서 일부
A씨 가족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홍씨 변호사를 통해 200만원의 합의금을 건넸다. 합의로 형사고소는 일단락 됐지만 혹여라도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수 있어 '소송 공포'는 진행 중이다. A씨는 "홍가혜씨로부터 고소당한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고소인 측에서 대뜸 합의금 내용을 꺼냈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당할만큼 당했는데 민사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씨 측은 이에 적극 반박하고 있다. 홍씨를 대리하고 있는 최모 변호사는 "홍가혜씨가 악플 등으로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다"며 "가해자를 고소하지 않으면 인적사항을 파악할 방법이 없고 피해배상을 받을 수도 없어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의금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가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요한 적이 없고, 경찰을 통해 합의를 원하는 가해자가 먼저 전화를 해오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1인당 200만원 안팎의 합의금을 받았다는 데 대해서는 "민사소송도 50~150만원 전후로 판결되고 있고 형사합의까지 포함된 합의라 200만원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가 여유가 없다면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기도 했고, 사과만 받고 취하한 건도 여러 건"이라며 "심한 욕설을 한 사람들의 사과나 반성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맞섰다. ◆ '홍가혜 악플' 대체 어땠길래 = 홍씨 측은 고소범위를 'XX년' 이상 수위로 한정했다며 '누가 봐도 고소감'이라고 인정할만한 것만 추려냈다고 밝혔다. 욕설 한 두마디 댓글로 남겼다 고소당한 사람도 있지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성적인 표현과 인신공격성 표현을 쓴 네티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홍씨 측은 '눈알 봐라. XX때 흰자 보이면서 교성 내지르며 XXX 할 것 같농', '가혜야 얼마면 XX 벌리냐?', 'XXX년 사지를 찢어발겨 김정일 오나홀로 택배 붙여도 모자를X', '병신 XX새끼 나가 뒤져라' 등의 과격한 표현을 고소장에 적시했다. 이에 더해 홍씨의 할머니 사진을 올려두고 조롱하거나 노출이 심한 사진과 홍씨 얼굴을 합성해 올린 경우도 고소 대상에 포함됐다. 최 변호사는 "홍가혜씨가 이런 엄청난 악플을 견딜 수 있는 정신적 내성이 없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피해자의 고통이 정말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홍씨는 "네티즌들도 반성하고 뒤돌아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경우엔 돈과 상관없이 끝까지 가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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