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연수원 교수였던 조식제 변리사,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3’ 펴내…10여년 전국 주요 산야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 1200여장 및 특허·논문자료 3500여건 담아 ‘눈길’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3'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마늘로 만드는 접착제, 커피콩을 이용한 화장품, 참외나 수박으로 만드는 식초…. 우리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 과일, 곡물, 해산물에 대한 가장 최신의 연구들을 지식재산권 시각에서 분석·정리한 책(‘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3’)을 특허청 간부공무원이었던 현직 변리사가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이 책엔 저자가 10여년 전국 주요 산을 돌아다니며 찍은 1200여장의 현장사진과 3500여건의 특허·논문자료 등이 700여 페이지의 책에 실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조식제(58·약용식물관리사) 윤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전 특허청연수원 교수). 이 책은 조 변리사가 직접 찍은 채소·과일·곡물·해산물 외에도 미래형 신작물 등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린 먹을거리 247종의 관련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책 분량은 700여 쪽으로 저자가 찍은 ▲고추, 브로콜리, 신선초, 야콘 등의 채소 ▲귤, 대추, 비파, 커피 등 과일 ▲귀리, 옥수수, 현미, 퀴노아 등 곡물 ▲미역, 다시마, 톳, 감태 등 해조류 ▲해삼, 도미, 다슬기, 불가사리 등 어패류 사진들이 컬러로 실렸다.
조식제 윤성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시금치, 보리, 복숭아, 미역, 고등어 등 일상으로 이용하는 먹을거리 외에도 비타민나무, 그라비올라, 마카, 아마란스, 모링가나무 등 새 작물들 모습이 수준급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겼다. 바다의 무법자 불가사리를 과수원의 칼슘비료로 이용한다거나 바닷고기인 해마가 뇌 속 해마의 신경세포를 보호해 치매를 치료한다는 관련자료들까지 덧붙여져 흥미를 더해준다. 각 식물에 대한 한방의 기존정보들과 함께 1990년 이후 지금까지 등록됐거나 공개된 특허, 연구논문에서 밝혀놓은 새 효능들이 상세하게 정리돼있어 책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더우기 책에 실린 특허와 연구논문건수가 3500여건에 이르러 농림·산림·임업·수산업계, 학계, 지식재산권 분야 사람들 관심을 모은다. 이 책은 조 변리사가 2012년 7월 중순 먼저 펴낸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 1’(약 720쪽)와 2014년 4월 하순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 2’(약 1020쪽)’와 내용이 이어지도록 사진, 자료, 부록들을 알차게 담아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앞서 나온 2권의 책엔 ▲사진 4100장 ▲특허 및 연구논문 3800건 등이 실려 있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보·자료를 가졌다. 조 변리사가 이 책들을 펴낸 데는 숨은 사연이 있다. 10년 전 40대 후반의 친형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현대의학을 보충할 수 있는 항암약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전국 산야를 돌아다녔다. 한라산, 무학산(두척산), 지리산, 오대산, 계룡산, 북한산(삼각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 등 안 가본 곳이 없다. 어떤 산은 수 십 번 찾기도 했다. 그는 “봄엔 바람꽃, 복수초 등의 야생화나 병풍쌈, 곰취 등의 나물류를 관찰하고 가을까지는 산삼, 송이, 능이버섯도 찾아다녔다. 겨울엔 말굽버섯, 차가, 상황버섯과 같은 약용버섯의 자생지 모습도 꼼꼼히 관찰했으며 식약동원(食藥同原)의 관점에서 우리의 먹을거리까지 살펴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집안사연도 재미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등 3대가 정신분열증이나 악성피부병 치료에 일가견 있는 한의사여서 어릴 때부터 한약재와 친숙해 산과 들에서 만나는 온갖 약초들을 남다른 눈으로 보게 됐고 책을 내는데도 크게 도움 됐다.조 변리사는 “한방지식의 객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동의보감, 방약합편 같은 고전의서는 물론 1990년 이후 발표된 연구논문, 관련특허 등을 살펴보면서 천연물의 가치와 특성을 알게 돼 이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원식물 연구는 걸음마단계”라며 “자원식물에 대한 재조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식제 변리사가 그동안 펴낸 저서(3권) '특허로 만나는 우리 약초 1, 2, 3' 시리즈
그는 “쌀, 무, 마늘, 고추, 감자도 본래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니었다”며 “문익점의 목화씨처럼 우수한 외국의 신 작물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뱀, 두꺼비, 지렁이, 거미, 지네 등 동물이나 곤충들에 관한 최근 연구를 정리해보고 싶다. 혐오동물을 무서워하는 여성편집장 의견에 따라 책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다음엔 꼭 설득해서 곤충이나 동물류에 대한 책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 변리사는 창원대 대학원을 나와 지식경제부 사무관, 특허청 심사관, 심판관, 특허연수원 교수 등을 지냈다. 네이버 카페 ‘약초천국’, 네이버 블로그 ‘여운 여여(如雲 如旅 / 아이디 : gg6710)’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카페엔 4400여 회원들이 가입됐고 블로그 방문객 수는 120만명이 넘었다.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