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탄생 배경된 '벤츠 여검사…내연관계 변호사 '신용카드'로 샤넬 백 등 구입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벤츠 여검사’로 불린 이모 전 검사(39·여)가 사건청탁을 둘러싼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소영)는 12일 내연 관계에 있던 최모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을 동료 검사에게 청탁해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된 이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검사는 2010년 9월 동업자와의 사업 분쟁으로 소송을 벌이던 최 변호사로부터 “고소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이 전 검사는 사건 담당 검사가 자신의 임관 동기라면서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이 전 검사는 최 변호사가 동업자를 고소할 무렵인 2010년 5월 법인 신용카드를 제공받았다. 그는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65차례에 걸쳐 샤넬 핸드백(539만원 상당) 구입과 호텔 피부마사지 비용 등을 위해 2311만원을 결제했다. 앞서 이 전 검사는 2008년 2월 최 변호사로부터 벤츠S클래스 승용차를 제공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진석)는 2012년 1월 1심에서 “청탁을 받은 시점 이후에 신용카드 및 벤츠 승용차를 사용하는 것은 청탁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전 검사 측은 “연인관계에 있는 피고인에게 신용카드를 줘 사용하게 하고 사랑의 증표로 벤츠 승용차를 줘 보관·관리하게 한 것일 뿐 알선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라며 항소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형천)는 2012년 12월 항소심에서 이 전 검사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벤츠 승용차 사용허락을 받은 것은 청탁시점으로부터 2년 7개월 전인 2008년 2월경이고 여자관계가 복잡한 (최 변호사로부터)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사랑의 정표로 받았다”면서 “내연관계에 기한 경제적 지원의 일환”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항소심을 받아들이면서 이 전 검사는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무죄가 확정됐다. 한편 ‘벤츠 여검사’ 사건은 공직자의 부도덕한 행위가 드러나도 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면서 ‘김영란법’ 탄생의 배경이 됐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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