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 김도희 승무원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씨의 미국 고소 이유를 '손해배상 규모'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소속 승무원 김도희씨가 뉴욕 퀸즈 법원에 회사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의 소송으로 '땅콩 회항' 사건은 미국과 한국 법원 두 곳에서 다뤄지게 됐다. 김씨의 변호인인 앤드루 J. 와인스타인은 "당시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이 수치심을 유발했을 뿐만 아니라 김씨를 비하하고 상처를 줬다"며 "'땅콩회항' 사건은 절제되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의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김씨에게 거짓 진술을 하고 조 전 부사장과 화해하는 장면을 연출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아직 소장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씨는 이달 18일까지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앞서 김 승무원은 지난 1월 열린 조 전 부사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회사 측이 교수직을 주겠다며 회유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진성성 없는 사과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사건 초기부터 대한항공이나 조 전 부사장이 미국 법원에 피소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한국 공항이 아닌 뉴욕JFK 공항에서 폭언과 폭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속지주의에 의해 미국에서도 소송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승무원의 주장이 모두 반영된다는 것을 가정하면 손해배상 금액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이 때문에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현 전 서울변호사협회장은 "김도희 승무원이 미국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신적 배상금에 대한 규모가 한국과 미국에 큰 차이가 있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며 "우리의 경우 어떤 사건으로 사망했더라도 손해배상액은 최대 8000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 불법부당 행위가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의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20여분간 승무원들에게 폭언·폭행을 저지르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지시해 박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부사장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성우)는 조 전 부사장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 적용된 5개 혐의 가운데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형법상 업무방해 및 강요 등 4가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과 검찰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쌍방항소한 상태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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