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총 앞둔 '신라 CC', 통합도산법 시험대…입회보증금 반환 대신 출자전환 양날의 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경기도 여주시 '신라 컨트리클럽(CC)'이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등 중요한 현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신라 CC 주총 결과는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골프장 업계와 회원권 분양금(입회보증금) 권리 찾기에 나서는 골프장 회원권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다. 특히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라 CC를 운영하는 ‘삼공개발’은 23일 오후 2시 경기도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와 이사 등을 선임한다. 삼공개발은 이러한 주총 계획이 담긴 공문을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로 보냈다. 신라 CC는 관계사인 신라저축은행 부실 문제와 맞물려 경영상황이 악화됐고 결국 통합도산법에 따른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골프장 회원권자 등 채권자들은 신라 CC 경영부실의 유탄을 맞아야 했다. 채권자들은 골프장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입회보증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해 3월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서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채권자들은 입회보증금 채권 614억원 중 50%인 307억원은 지난해 현금으로 상환 받았고, 나머지 채권 50%는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입회보증금 채권의 의결권 지분은 당초 30% 수준으로 논의되다 채권자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51.5%로 1차 증가했고, 지난해 3월 회생계획안이 통과될 때는 58.5%로 정리됐다. 대주주 지분은 39.4%로 정리됐다. 이런 절차를 거치며 신라 CC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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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회원권자들은 입회보증금 중 절반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더욱 문제는 통합도산법에 따른 골프장 법정관리가 경영책임을 져야 하는 대주주에게는 기회로 활용되고 회원권자들에게는 속 쓰린 상황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 경영상황이 회복돼 수익규모가 금융권 부채 상환 부담을 넘어서는 수준의 흑자로 전환될 경우 ‘배당’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골프장 업계 전반의 불황을 고려할 때 섣불리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출자전환한 주식을 통해 경영권 참여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지닌 이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 채권자들은 ‘신라 CC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대응에 나섰다. 23일 주총을 통해 채권자 측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신라 CC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악화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채무자회생 절차를 통해 빚을 탕감 받은 뒤 경영권은 유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라 CC 비상대책위원회’ 이재만 위원장은 “회사 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경영권을 지킬 경우 경영난에 허덕이며 채무자 회생절차에 들어갈 처지에 있는 다른 골프장에 나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골프장의 법정관리가 통합도산법의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대주주의 부채탕감 통로로 활용되고 고통은 골프장 회원권자가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회사 부도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가 회생절차를 악용해 빚을 탕감 받은 뒤 제3자를 내세워 경영권을 회복하는 이른바 ‘유병언식 기업재건’을 막고자 통합도산법을 손질해놓은 상태다.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신라 CC 사례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기존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게 개정법의 취지라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파산 문제 전문 변호사는 “경영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통합도산법을 통해 부채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은 계속 유지한다면 도덕적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라 CC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주총에서 삼공개발이 추천한 이사(대표이사) 후보들과 대주주의 관련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삼공개발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삼공개발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공문을 보면 23일 주총에서 회사측이 추천한 이사(대표이사) 후보들과 최대주주와의 관계는 모두 ‘해당 없음’이라고 명시돼 있다. 삼공개발 관계자는 “대주주 회장님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친척도 아니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이재만 위원장은 “법을 피해보려고 (대주주) 집안사람을 이사후보에 넣지는 않았지만, 수족과 같은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통해 계속 골프장을 소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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