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69.4억불 흑자 '1월 사상최대'‥불황형 흑자?(종합)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올해 1월 경상수지가 6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5개월째 흑자행진으로, 1월 수치로는 사상최대다.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기보다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덕분이다. '불황형 흑자'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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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5년 1월 국제수지(잠정)' 자료를 보면 1월 경상수지 흑자는 69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1월 33억2000만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36억2000만달러 확대된 것으로 1월 수치로 사상최대다. 단 지난해 12월 70억2000만달러 보다는 다소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도 뛰어넘을 태세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경상수지가 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9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흑자는 892억달러였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 팀장은 "1월 수치로는 사상최대 실적을 보였다"며 "1~2월은 계절적으로 생산 위축 영향에 경상수지도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덕분에 사상최대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 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흑자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월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성적을 낸 것은 고무적이지만 수출·입 흐름상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도 커졌다. 1월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0.7% 감소한 45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단 석유제품 제외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선박 등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석유제품, 화공품 및 가전제품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 중남미, 미국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한 반면 EU, 일본 등이 감소했다.반면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1.0% 감소한 398억3000만달러 기록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은 각각 14.3% 및 11.2% 증가했지만 원자재 수입은 24.8% 감소했다. 수출 증가세보다 수입 감소세가 더 커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불황형 흑자란 수출 증가율이 낮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보다 낮거나 더 큰 폭으로 감소해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상황을 의미한다. 한은은 이를 '불황형 흑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노 팀장은 "통계 지표상으로는 불황형 흑자로 보일 수 있지만 최근 수출입 감소세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착시효과가 적지 않아 예단하긴 힘들다"며 "1월 석유화학 제품을 제외하면 통관 기준 수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1월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1년전 43억7000만달러에서 70억9000만달러로 27억2000만달러가 늘었다. 전월 83억2000만달러보다는 12억3000만달러가 줄었다. 단 여행수지의 악화로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는 같은기간 18억7000만달러에서 24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전월 서비스수지 적자도 15억4000만달러였다.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의 흑자는 배당수입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11억8000만달러에서 29억달러로 늘었다. 해외에 직접투자한 IT 기업들의 배당소득이 23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보여서다. 국내 기업이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 낸 수익은 상품수지에 포함되지 않고 배당·재투자 수익 등 본원소득수지로 잡힌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없이 이뤄진 무상원조나 증여성 송금 이전거래내역을 기록한 이전소득수지는 6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상품ㆍ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경우 자본이 국외로 나간 유출초 규모가 전달 98억달러에서 82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직접투자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월의 13억5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줄었다.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유출 감소 등으로 전월의 616000만달러에서 36억2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외환보유액의 거래변동을 계산하는 준비자산은 40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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