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내셔널 15~17번홀은 '공포의 홀', 3개 홀 스코어가 우승의 향방 결정
혼다클래식의 격전지 PGA내셔널코스 15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있는 '베어트랩' 표지석.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베어트랩(Bear Trap)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26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61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코스(파70ㆍ7158야드) 15번홀(파3ㆍ179야드) 티잉그라운드에는 15~17번홀 등 3개 홀, 이른바 '베어트랩'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선수들에게는 난코스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공포의 이정표다. 실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1년 코스 리뉴얼을 맡아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의 11~13번홀, 바로 '아멘코너'를 롤 모델로 삼아 상징적으로 어렵게 조성했다. 오거스타의 '파4-파3-파5'와 달리 '파3-파4-파3'로 이어진다는 게 독특하다. 당연히 파만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승부처'다. 15번홀(파3ㆍ179야드)이 출발점이다. 티 샷이 물을 넘어 작은 그린에 정확하게 떨어져야 한다. 문제는 바람이 항상 오른쪽으로 분다는 점이다. 러셀 헨리(미국)는 지난해 최종일 티 샷이 워터해저드로 직행하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위기에 직면했다가 '4명 연장전' 끝에 멀어졌던 우승컵을 가까스로 품에 안았다. 바람을 너무 의식하다가는 그린 왼쪽 벙커의 덫에 걸린다.16번홀(파4ㆍ434야드)이 가장 어려운 파4홀이다. 90도 각도로 심하게 꺾이는 우도그레그 홀인데다가 페어웨이를 따라 오른쪽이 호수다. 페어웨이 경사 역시 오른쪽으로 흘러내린다. 두 번째 샷은 220야드의 거리에서, 그것도 다시 물을 건너야 하는 고행길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적어도 1타, 워터해저드로 직행하면 더블보기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다.17번홀(파3ㆍ190야드)은 오른쪽으로 거의 반원 형태를 그리고 있다. 샷이 짧으면 공은 곧바로 수장되고, 이를 감안해 길게 치면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15번홀과 함께 PGA투어가 열리는 206개의 파3홀 가운데 가장 어려운 1, 2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3개 홀 전체의 난이도는 평균타수 보다 1타 이상 높다. 하루에 1타, 4라운드 동안 적어도 4타는 까먹는다는 이야기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성적도 여기서 결정됐다. 지난해 첫날은 17번홀 버디, 둘째날과 셋째날은 16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솎아내며 승승장구하다가 최종일 16번홀 더블보기에 이어 17번홀 보기로 순식간에 3타를 날리며 연장전을 허용했고, 결국 분루를 삼켰다. 2013년에는 '베어트랩' 때문에 아예 기권했다. 2라운드 16번홀 트리플보기, 17번홀 보기 직후 코스를 떠났다.
PGA내셔널코스 17번홀 전경. '베어트랩'의 마지막 홀이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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