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주주 70%가 외인부대작년보다 2000억 늘어 5600억 챙겨갈 듯"주주가치 제고" VS "국부유출…건전성 위협"금융당국 "금융사 자율적 결정" 선 긋기[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올해 KBㆍ신한ㆍ하나금융 등 3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가 지난해보다 2000여억원 많은 56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확대라는 정부 정책이 외국인 주주가 다수를 이루는 국내 은행 업계에서는 외인들의 배를 불려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은 올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화답해 배당규모를 크게 늘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주당 500원을 배당했던 KB금융은 주당 780원을 배당한다. 배당 성향은 지난해 15.1%에서 21.5%로 높아졌다. 지난해 주당 650원 배당했던 신한금융도 올해 950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은 16.2%에서 21.6%로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영업실적이 전년도와 비슷해 주당 250원을 배당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배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배당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 주주들이 챙겨갈 배당액은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 외 3대 국내 금융지주에서 외국인 주주는 56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겨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외국인 주주가 3660억원 규모의 배당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3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지난해 초 60% 초반에 머물다 점차 늘어 현재 70%에 육박하고 있다. 배당기준일인 지난해 12월 말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각각 68.2%, 67.5%로 지난해 1월2일 63.5%, 64.5%에서 3.0~4.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61.8%에서 1년 만에 69.3%로 7.5%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지분의 증가는 시설투자에 계속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제조업과 달리 금융업의 배당확대 여력이 높은데다 국내 은행업이 저평가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주주가 100%인 한국씨티은행ㆍ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올해 배당을 전년도보다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 주주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질 전망이다.일각에서는 배당 성향을 높이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업이 저성장 늪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미래 부실에 대비위해 충분한 완충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시점에 배당 성향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바젤III의 최소 자기자본 비율이 늘어나는 등 금융권 건전성 기준이 엄격해지고 있어 건전성 대비 적정한 배당액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합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금융당국은 배당은 금융사 자율적인 결정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배당ㆍ이자율ㆍ수수료ㆍ신상품 개발 등에 대한 금융사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선을 그었다.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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