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한 CLS 63 AMG 4매틱 차량엔진에는 엔진제작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장인(匠人)의 손길이 닿은 명작을 경험하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자동차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다.AMG는 벤츠의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로 모든 엔진에 제작자 이름을 새겨 넣는다. 이른바 '원맨 원엔진'시스템은 AMG 고유의 상징으로 한 사람이 엔진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손수 만든다. 기자가 시승한 메르세데스-벤츠 CLS 63 AMG 4매틱의 엔진에는 후세인이라는 이름 새겨져 있었다.이 차는 10여년 전 4도어쿠페 시작을 알린 CLS를 기반으로 성능을 한껏 끌어올린 모델이다. 시동을 걸면 묵직한 배기음과 함께 LED램프가 횡으로 빛을 쏘면서 운전자를 맞는다. 8기통 5.5ℓ엔진은 힘이 넘친다. 벤츠를 두고 초기 가속성능을 중요시하지 않는 브랜드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 차를 보면 생각이 바뀔 테다. 정지상태에서 힘껏 밟으면 차체 앞쪽이 들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속감이 탁월하다. 제원상 시속 100㎞까지 3.7초, 체감상 더 빠르다.야수(野獸)가 그르렁거리는듯한 배기음은 AMG를 몬다는 사실을 재차 상기시킨다. 시동을 거는 순간 혹은 3000rpm을 넘겨 엔진이 한층 힘을 받을 때 나는 소리는 언제든 뛰쳐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차가 보내는 신호다.
빨리 달려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이 거의 없어 운전자를 설레게 하는 배기음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주행모드는 컴포트를 기본으로 S(스포츠), S+(스포츠플러스)로 나뉜다. S+로 두면 조향감은 물론 엔진반응, 서스펜션이 확연히 달라진다.500마력이 넘는 승용차를 모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일반도로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수도, 그럴 일도 거의 없다.다만 여느 차가 넘볼 수 없는 경지를 드나들 수 있고 극한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가 따라와 줄 것이란 믿음을, 이 차는 준다. 다양한 시승차를 경험하지만 이번처럼 운전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 차의 세세한 반응을 살핀 적은 없었다.1억원 중반대 가격치고 실내는 단출하다. IWC의 아날로그시계가 박혀있고 알칸타라·나파가죽 등 비싼 소재가 여러 군데 쓰였지만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중시한 인테리어다.BMW나 아우디가 내놓는 비슷한 가격대와 쓰임새의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그렇단 얘기다. 처음 탔을 때 부족한듯 느껴지는 감성적인 만족도는 배기음이 메워준다. 그리고 '하이엔드'로 가면 고급차를 논할 때 왜 벤츠를 맨 앞에 두는지를 알게 된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