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관악구 어르신 자서전출판기념회
평범한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한 ‘어르신 자서전’은 지역내 구립도서관에 비치해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며 삶의 지혜를 배우고 개인의 삶 속에 스며있는 시대상과 생활상을 조명해 지역사료로도 활용된다. 올해까지 빨치산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박정덕 할머니(85)의 ‘바람에 꽃잎은 져도’, 50·60년대의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자신의 삶과 교육자로서의 고뇌를 통해 젊은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한 이의홍 할아버지(70)의 ‘그리움과 함께 살아온 날들 달빛에 담아’ 등 총 34권의 어르신 자서전이 출판됐다. 이번 ‘어르신 자서전 제작지원 사업’에는 지역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 10명이 참여, 출판된 자서전은 ▲최창락(80) '나의 뿌리와 삶의 흔적' ▲심진용(76) '심해가 살아온 길' ▲전태권(74) '노송처럼 늙고 싶다' ▲김태곤(72) '가난은 내 삶의 지름길' ▲송태선 (71) '아, 어머니' ▲황오주(71) '어린이에게 길을 묻다' ▲문금선(여·69), '들꽃향기같은 소중한 순간들' ▲이근철(69) '금진강의 꿈' ▲임동길(69) 'Soli Deo Gloria' ▲김애숙 (여·67) '기억속 풍경' 등 총 10권이다. 후손들에게 삶의 도움이 되는 글을 남기고 싶었다는 최고령자인 최창락 어르신은 '나의 뿌리와 내 삶의 흔적'에서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뿌리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삶의 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가난은 내 삶의 지름길'을 쓴 김태곤 어르신은 6.25를 겪으며 여섯 살 때 젖먹이 세 살배기 동생과 가난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오히려 가난을 원망하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주부로 평범한 삶을 살며 남편과의 사별 후 기록한 수필형식의 일기를 자서전으로 쓴 김애숙 어르신은 “깊숙이 넣어둔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니 좋은 날들도 나쁜 날들도 모두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며 “파란만장하지도 남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높은 삶도 아니었지만 내가 가진 만큼의 삶을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 누구나 자서전으로 남길 수 있다”며 “자서전이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지나온 세월과 삶을 통해 가족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는 올해도 자서전 제작을 희망하는 관악구 거주 만 65세 이상 어르신 10명에게 자서전 제작비용을 1인당 25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자서전 출판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은 전문기관에서 맡아 구술내용 녹취 및 자료수집, 원고집필, 발간 등을 돕는다. 관악구 도서관과(☎ 879-5703)로 문의하면 된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