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네 구역 사업권 따내 이부진의 루이뷔통까지신세계도 숨은 승자로 평가‥ 면적 두번째 큰 7구역 확보[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공항 면세점의 사업권을 둘러싼 '쩐(錢)의 전쟁'에서 일단은 롯데가 웃었다. 사업 면적을 전보다 50% 늘린데다가 노른자위로 불리는 구역을 낙찰 받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가 공을 들여 입점시킨 루이뷔통까지 품게됐다. 다만 면적 대비 임대수수료가 낮은 루이뷔통과 매출이 적은 탑승동 사업을 맡게 된 만큼 적자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면세사업권 입찰 결과, 호텔롯데 4개 구역, 호텔신라 3개 구역, 신세계 조선호텔 1개구역, 참존 1개구역을 최종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롯데가 가져간 DF1(화장품ㆍ향수)과 탑승동인 8(전 품목) 구역. 두 구역 모두 최소 3곳이 경쟁하면서 입찰가도 각각 최소수용금액인 1049억원, 1043억원을 크게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을 포함해 3(주류ㆍ담배)ㆍ5(피혁ㆍ패션) 구역 등에 대한 낙찰로 롯데가 지불해야 할 '최저'금액은 40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사업가 선정된 총 9개 구역의 최소수용금액을 포함하면 이번 입찰전에서의 자리값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력을 동원한 '쩐의 전쟁' 양상을 띠면서 중소ㆍ중견기업 구역 4구역 중 3구역은 유찰됐다. 구역당 평균 1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터라 중도포기가 잇따랐다. 참존이 최소수용금액 151억원인 구역을 따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유찰된 중소ㆍ중견기업 구역의 입찰자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입찰에 상당수 기업이 비(非)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떠밀리듯 나선 부분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이번 입찰경쟁의 '승자'로 지목되는 롯데는 대기업에 배정된 전체 8개 권역 가운데 절반인 1, 3, 5, 8 구역 네 곳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면적 기준으로는 기존 5940㎡에서 8849㎡로 50% 가량 늘어났다. 특히 5구역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입점시킨 루이뷔통 매장을 넘겨받는 동시에, 추후 명품 브랜드를 입점할 때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공사 측이 발간한 '입찰제안서'는 5구역에 대해 "(5구역 사업권) 계약자는 루이뷔통 매장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 "5구역에 입점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다른 사업권에 입점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신라는 DF 2(화장품ㆍ향수)ㆍ4(주류ㆍ담배)ㆍ6(패션ㆍ잡화) 구역을 따냈다. 3501㎡ 규모로 롯데의 절반에 못미친다. 그러나 주류, 담배 사업에 진입하면서 최근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면세점 수요 급증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 임대수수료가 낮은 루이뷔통 매장과 면적 대비 매출규모가 적은 탑승동을 롯데에 내주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롯데가 '완전한 승자'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루이뷔통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롯데 입장에서는 위험요소 중 하나다. 작년 상반기 인천공항면세점 루이뷔통 매장의 매출은 352억원으로 2012년 상반기 504억원 대비 30% 이상 줄었다. 시내 면세점에서도 최근 화장품에 1위 자리를 내줬다.DF7(패션ㆍ잡화) 구역을 따내며 롯데와 신라가 양분했던 공항면세점에 진입한 신세계는 이번 입찰전쟁의 또 다른 승자로 꼽힌다. 7구역은 2856㎡에 12개 매장으로 탑승동 8구역을 제외하고 가장 크다.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고, 시내 면세점 사업도 추진중이어서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급격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 담배 사업은 전개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중소ㆍ중견기업 사업자(DF11 구역, 향수ㆍ화장품ㆍ잡화)로는 화장품 업체 참존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참존 측은 "그동안 면세점 입점업체로 사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노하우를 터득했다"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최초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내면세품으로 채택되기도 했던 만큼 오랜기간 기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기회를 통해 품질개발 중심의 경영에서 유통을 통한 마케팅까지 강화한 경영을 펼칠 것"이라면서 "차별화된 상생 전략으로 시내 면세점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