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갈등 1차 분수령 '운명의 10일 이사회'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넥슨과 엔씨소프트 간 경영권 분쟁은 10일 예정된 엔씨소프트 이사회가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넥슨은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하며 이날까지 답변을 달라고 엔씨소프트에 요구했다. 엔씨트소프트는 이사회에서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넥슨의 요구가 구체적이어서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경영권 참여 의지가 강경한 만큼 엔씨소프트가 백기투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하지만 김정주 NXC 회장(넥슨의 일본 지주사)의 압박에 김택진 엔씨트소프트 대표도 초강수로 맞설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10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한 3가지 안인 ▲김택진 대표를 제외한 넥슨 측 등기이사를 선임할 것 ▲실질주주명부의 열람 및 등사 ▲전자투표제 도입을 모두 거부할 예정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이사는 김택진 대표밖에 없다. 나머지 이사 6명은 내년이 임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사의 교체 혹은 추가 선임이 발생하는 경우에 넥슨이 추천하는 후보의 이사를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당장 넥슨 측 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요구안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주주배당 늘릴 것 ▲자사주(8.9%)를 소각할 것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연간 5억원 이상을 받는 비등기 임원 보수 내역 및 산정기준을 공개할 것 등에 대해서도 엔씨소프트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송이 부사장과 김택헌 전무를 겨냥한 연봉 공개와 관련해서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법적으로 등기이사에 대해서만 연봉 공개를 하도록 돼 있는데, 특수관계인을 겨냥한 것은 감정적 공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요청을 거부할 경우 다음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대결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재 김 대표는 8.93%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넥슨이 보유주식(15.08%)보다 많지만 넥슨의 기업 가치 제고 주장에 동조한 주주 일부가 김정주 회장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반면 엔씨소프트는 11일 있을 실적발표가 자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도 넥슨이 경영 방식에 딴지를 걸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예상하고도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는 점, 최종 답변을 이사회가 열리는 10일 요구한 점 등을 비춰보면 경영권 분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사실상의 백기 투항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이사진과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사퇴 불사론'으로 배수진을 치며 우호 세력 결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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