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셋톱박스 밀어낼까…불안한 방송업계 밥그릇

타이젠 탑재 TV, 거대 콘텐츠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삼성전자와 유료방송업계 사이에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타이젠 스마트TV'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료방송업계는 영상 서비스의 주도권을 제조사에게 뺏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스마트TV 전 라인업에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한다고 밝히면서 IPTVㆍ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셋톱박스의 기능이 스마트TV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단말을 플랫폼화 하는 방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현재 방송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편성, UI, 수익모델 등의 서비스형상들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타이젠 OS가 탑재된 스마트TV가 본격적으로 콘텐츠 소비 플랫폼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기존 유료방송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시장에 또 다른 경쟁자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스마트TV 시장이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당장 정제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TV를 이용해 웹 상의 수많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제조사가 언제든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콘텐츠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법적 충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료방송시장 전체가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많아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며 "이제 제조사도 여기에 끼게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방송ㆍ통신 결합상품 등 합산규제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 더욱 꼬이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타이젠이 탑재된 TV의 성공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축된 스마트TV 시장이 살아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TV를 이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TV로 이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통3사가 제공하는 기가인터넷 서비스는 이같은 추세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KTㆍSK브로드밴드ㆍLG유플러스가 기가인터넷을 부르짖으며 초고속 서비스를 내세우지만 결국 타이젠TV가 이들 인터넷 망을 타고 자사(올레tvㆍBtvㆍU+HDTV)의 등을 찌르게 되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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