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 정성장 수석연구위원...北 천안함 폭침 사과 대안 제시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 당국이 만나서 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5.24조치의 해제를 7만명에 육박하는 이산가족 전원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011년 3월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단행한 남북관계 전면 교류 조치인 '5.24조치'에 대해 우리정부는 북한측의 사과와 책임잇는 조치를 해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반면, 북한 측은 자기들 소행이 아니라고 맞서왔다.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숙연구위위원은 4일 "6.25전쟁 도발과 아웅산 테러, KAL기 테러 등을 인정한 적이 없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인정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전망했다.정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므로 북한에게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어렵다면 5.24조치 해제를 남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약 7만 명 전원의 북한 가족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과 연계시키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통일부는 이산가족의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일회성 상봉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총 6만8867명으로, 이 중 51.4%가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이들 대부분은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데다 1년에 1∼2번, 한 번에 100명 정도 상봉하는 그동안의 방식으로 상봉을 한다고 해도 언제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통한 수시상봉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그러나 지난해 2월 남북고위급 접촉으로 설계기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된 이후에도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을 문제 삼아 살얼음판을 걷다가 겨우 상봉이 실현된 사례가 보여주듯 남북 정치상황에 크게 좌우되고 있는 실정이다.다행히 남북은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최고위급 회담'을 제안했고 우리 정부 최고위 당국자도 지난 2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지금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측이 안을 주면 맞출 수 있다.고위급접촉이든 고위당국자,장관급 회담이든 할 수 있다"고 밝혔다.특히 이 최고위 당국자는 "남북한이 당국 간 회담을 열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는 취지"라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를 것임을 시사했다. 이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남북간 컨센선스는 있다"면서"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인데 우선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하고 가급적 수시로 만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북한과 대화를 해봐야 알겠지만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수시상봉을 추진하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열심히 한다면 2~3년 내 이산가족의 한은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정 수석연구위원은 "앞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의 대남 비방이 재개되겠지만, 남북 간의 대립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남북 모두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그는 또 우리 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핵 포기 없이 남북정상회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정부가 이 같은 근본주의적인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체제가 유지되는 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은 1990년대 초 소련의 해체 이후 대외안보환경의 악화에 직면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핵개발을 강행했다면서 북한의 안보에 대한 국제적 보장 없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정 수석연구위원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개최 여부는 남북이 얼마나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하는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면서 "한국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제3차 남북정상회담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들을 미리 검토하고 체계적인 협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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