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박지성 등번호 물려받고 4일 사우디와 마지막 평가전 출전
슈틸리케 감독, 공격수 중 압도적 기량보여 원톱 이동 고려
축구대표팀 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오는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퍼텍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를 한다.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대비한 최종 모의고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은 이번 경기를 주전 선수들의 윤곽을 정하고 가장 원활한 조합을 찾아낼 수 있는 시험대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 경기를 통해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상을 점검하겠다"고 했다.슈틸리케 감독은 왼쪽 측면 공격수인 손흥민(23·레버쿠젠)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상대 골대 부근에서 공을 지켜내고 득점까지 할 수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몇 차례 고민한 문제이며 좋은 방법"이라면서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손흥민도 "익숙지 않은 자리라 원래 위치에서 뛰는 것이 편하다"면서도 "감독이 원한다면 어느 위치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손흥민은 "최대한 공을 많이 점유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의욕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공격수다. 상대 수비 두 세 명이 견제해도 드리블로 공간을 찾아내고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한다. 날개로 뛰면서도 크로스를 올리기보다는 측면에서 문전을 향해 치고 들어가 득점 기회를 노리는 기술을 자주 사용한다. 양 발과 머리를 고르게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유럽 선수들 틈에서 올 시즌 열한 골로 높은 득점력을 발휘한 원동력도 공에 대한 집중력과 득점하려는 의지가 더해진 결과다. 대표 팀은 강한 팀을 상대로 경기한 월드컵 때와 달리 아시안컵에서 공격적인 경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팀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밀집수비를 이겨내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한편 궁극적으로 많은 골과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손흥민처럼 스피드와 파괴력을 갖춘 공격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2선 공격진에는 김민우(25·사간 도스)와 한교원(25·전북) 등 손흥민을 대체할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반면 최전방에서 뛸 공격수 가운데 손흥민 만한 기량과 폭발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위치 이동을 고려할만 하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왼쪽)이 지난해 10월 코스타리카 평가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국제 축구계도 손흥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국 대표팀과 클럽에 속한 '2015년 주목해야 할 선수 열여섯 명'을 선정하면서 손흥민을 마리오 괴체(23·바이에른 뮌헨), 멤피스 데파이(21·PSV 에인트호벤) 등 스타 선수들과 함께 거론했다. AFC도 아시안컵을 빛낼 젊은 선수 다섯 명에 그의 이름을 올리며 "슈틸리케 감독이 구상하는 전술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아시안컵은 손흥민에게 의미 있는 무대다. 4년 전 카타르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인도와의 조별리그 3차전(2011년 1월 18일·4-1 승)에서는 후반 교체로 들어가 쐐기 골을 넣으며 데뷔 득점을 기록했다. 2회 연속 막내로 이름을 올렸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위상이 남다르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자 롤 모델로 꼽은 박지성(34)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고 에이스 자격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그는 "새해를 시작하는 아시안컵을 통해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9위(2014년 12월 기준)로 사우디(106위)에 앞서지만 국가대표 전적에서는 4승7무5패로 밀린다. 사우디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세 차례(1984, 1988, 1996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중국, 북한과 조별리그 B조에서 경쟁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와의 경기에 대해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결과와 내용 모두 중요하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진지한 자세로 친선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왼쪽)[사진=김현민 기자]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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