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하나로 한국·일본을 석권한 신격호의 뚝심은‥'

김태훈 저 '신격호는 어떻게 거인 롯데가 되었나'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신격호는 어떻게 거인 롯데가 되었나

지난 9월30일, 롯데제과 주식은 주당 192만2000원으로 가장 비싼 주식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칠성 169만7000원, 삼성전자 110만4000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무조건 주식이 비싸다고 회사가 크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비싼 주식은 이유가 있다. 얼마 전 서울 잠실에 지상 123층, 높이 556m의 국내 최고층 건물을 완공, 더욱 유명해진 롯데는 신격호라는 경영인을 빼놓고는 설명이 어렵다. 김태훈의 저술 '신격호는 어떻게 거인 롯데가 되었나'는 본격적인 '신격호' 탐구로 드문 책이다. 이 책은 베일에 싸인 신격호 경영학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저자는 "신격호 경영의 성공법칙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로 귀결된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서 롯데라는 이름을 처음 내건 게 1967년이다. 재계 5위에 오르기까지 4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설립 당시 아무도 롯데가 이렇게 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 신격호 경영의 원천은 '책'이다. 신격호는 젊은 시절 작가를 꿈꿨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신격호는 젊은 시절부터 책 읽기를 줄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평소 독서가 없었으면 오늘날의 신격호도 롯데도 없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소리 없이 그러나 멈추지 않고 70여 년을 한결같이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그는 일찍부터 뛰어난 마케터이자 카피라이터의 능력을 발휘했다. 일본 롯데 껌의 대표 홍보문구인 ‘입 속의 연인’이라는 카피도 신격호가 직접 만들었다. 지금도 광고계의 전설로 꼽히며 일본 롯데 홈페이지 첫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롯데리아의 ‘리브샌드’라는 햄버거의 제품명도 직접 지었다. 게다가 ‘한우불고기버거’라는 초유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일제강점기에 빈농 집안에서 태어난 신격호는 동시대의 누구 못지않게 험난한 과정을 헤치며 걸어온 사람이다. 신격호를 살펴보는 일은 한 인물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경제 발전과정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롯데는 껌 하나로 일본 열도를 통째로 정복한 기업이다. 한국에서도 역시 껌으로 시작했다. 이에 저자는 "롯데가 지닌 힘의 중심에 신격호가 있다"고 정리한다. 또한 9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롯데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신격호의 인생 역정을 통해 롯데 성공의 성공 DNA를 낱낱히 분석하고 있다. 이어 그가 어떤 선택과 노력을 했는지, 어떻게 껌 하나로 일본의 제과시장을 석권했는지, 허허벌판의 잠실에 롯데타운을 건설하게 된 과정은 어떠했는지 등 재미있는 일화를 곁들여 세세하게 그리고 있다.<김태훈 지음/성안북스 출간/값1만4000원>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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