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의 백혈구 유입 봉쇄, 자가면역 위험 막는 단백질 Del-1 규명
▲ 마우스의 뇌에서 Del-1이 발현된 부위(파란색으로 염색)를 볼 수 있다.[사진제공=미래부]<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백혈구의 유입을 가로막아 뇌를 스스로 보호하는 단백질이 발견됐다.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국내 연구팀이 독일 연구팀과 함께 백혈구의 유입을 봉쇄해 뇌를 스스로 보호하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다발성 경화증 같은 신경염증과 탈수초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발성 경화증이란 뇌, 척수 또는 시신경과 같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신경이 퍼져있는 몸 전체에 증상을 일으킨다. 탈수초 질환의 일종으로 원인이 복합적이며 주로 20~40세 여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탈수초 질환은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돼 신경을 통한 신호전달이 원활하지 못해 감각·운동·인지·신경 연관기능에 결함이 생기는 신경계 질환을 일컫는다.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는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자신을 공격하지 않도록 방어벽을 가지고 있는데 이 방어벽이 무너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신경기능이 떨어지는 다발성 경화증이 발병한다. 기존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 연구는 자가면역성(외부 항원이 아닌 스스로에 대해 면역반응을 보이는 성질) 염증세포의 활성에 초점을 뒀고 다발성 경화증을 억제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의 항상성 인자의 변화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리 몸에 내재하는 항염증인자(Del-1)가 뇌의 혈관 내피세포와 신경세포에서 풍부하게 발현해 중추신경계의 면역면책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단백질임을 밝혔다. Del-1은 주로 혈관 내피세포에서 만들어져 백혈구가 혈관 내피세포의 표면에 부착하는 것을 억제해서 과도한 백혈구의 유입을 막는 항염증 단백질을 말한다. 면역면책이란 뇌, 눈, 태반, 고환과 같은 특정 기관은 우리 몸의 다른 부위와 달리 외부 항원의 유입에도 염증성 면역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말한다. 면역반응이 제어되지 않으면 조직이 위험할 수 있어 이런 면역반응이 억제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Del-1이 신경줄기를 둘러싼 절연체 역할을 하는 수초를 공격할 수 있는 염증세포의 유입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 다발성 경화증 환자와 마우스 질환모델에서 Del-1의 생성이 감소했고 Del-1이 없는 쥐가 있는 쥐에 비해 다발성 경화증이 더욱 심각해진 것을 확인했다. 또 다발성 경화증이 일어나는 동안 Del-1이 없는 쥐의 뇌·혈관 장벽이 더욱 손상됐고 염증세포의 유입이 훨씬 증가함을 확인했다. 나아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다발성 경화증 쥐에 Del-1을 투여하면 임상징후가 완화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 최은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임종형 박사과정·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 의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라 싸이키에트리(Molecular Psychiatry)지 온라인판 11월11일자(논문명 : Developmental endothelial locus-1 is a homeostatic factor in the central nervous system limiting neuroinflammation and demyelination)에 실렸다. 최 교수는 "Del-1을 사용해 신경염증과 각종 탈수초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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