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코끼리의 숲…사라지고 있다

플로리다대학 연구팀, 코끼리와 나무 성장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

▲코끼리가 사라지면 열대우림의 나무 성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이언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코끼리의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코끼리 개체수가 줄어들면 열대 우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국의 경우 코끼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열대우림의 나무 성장에 큰 틈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는 18일(현지시간) '무분별한 사냥이 열대우림에 재앙을 만들고 있다(As elephants go, so go the trees: Research shows hunting can have catastrophic effects on tropical forests)'는 플로리다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코끼리가 사라지면서 열대우림도 곤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동물들이 채소 등을 먹은 뒤 '나무 씨앗'을 멀리까지 옮기는 역할이었다.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코끼리 등에 대한 불법포획이 계속된다면 숲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우선 '씨앗 퍼트리기'와 코끼리가 씨앗을 어떻게 옮기는지에 집중했다. 태국에서 코끼리는 정신적이면서 국가적 상징으로 꼽히는 신성한 동물이다. 이 때문에 20세기에는 10만마리가 살았다. 지금은 2000마리로 뚝 떨어졌다. 상아 등을 노린 사냥꾼과 밀렵꾼들 때문이다. 트레버 커플린 연구원은 태국에서 나무에 관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3년을 보냈다. 특히 부모 나무에서부터 떨어진 씨앗이 다시 큰 나무로 자라는 데이터에 집중했다. 이어 동물에 의해 이동하는 경우와 비교했다. 태국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15년 동안의 데이터를 포함시켰다. 연구팀은 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동물들이 옮긴 씨앗에서 자란 나무가 훨씬 단단하고 건강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물론 이 씨앗을 옮긴 동물들은 지금은 불법 사냥으로 사라지고 없는 상황이다.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단단하고 건강한' 나무도 그만큼 없어진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커플린은 "전체 생태계가 위험에 빠져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불법 포획과 야생동물 무역거래가 얼마나 위험하고 자연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커플린은 "나무 개체수의 역동성에 씨앗을 옮기는 과정에 대한 역할은 그동안 분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나무는 살아있는 동안 수백만 개의 씨앗을 만드는데 그중 하나만이 부모 나무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자란다"고 설명했다. 씨앗을 옮기는 역할이 나무의 전체 삶을 결정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열대우림 지역에서 동물들이 사라지면 숲도 덩달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동물들이 나무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려주는 첫 연구결과"라며 "불법 사냥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왜 나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이 코끼리만 죽이는 게 아니라 숲도 함께 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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