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봉·밀봉·따봉…삼봉 중근

LG 투수진 이끄는 맏형·준PO 3차전서 막는다·KKK 행진 컨디션 절정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봉중근[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봉중근(34ㆍLG)은 봉중근답게 던지기로 했다. 속이기보다는 이기는 길을 택했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른 봉중근의 투구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요리조리 공을 돌리던 모습은 사라졌다. 정면승부. 변화구도 줄었다. 직구를 쏘아 보낸다. 포수의 미트가 벌어진 곳에 공을 꽂아 넣는다. 정규리그 막판 4위 경쟁이 치열할 때 봉중근은 맞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말이 기교파 투구지 도망과 다름없었다. 봉중근은 "안 맞기 위해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KKK = 봉중근은 지난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팀이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NC 모창민(29)과 지석훈(30), 이태원(28)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이 승리의 의미는 컸다. LG의 승리는 대세가 됐다. 넥센이 기다리는 플레이오프까지는 1승만 남았다. LG는 3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오는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최대한 많이 쉴 수 있다. 봉중근도 무리할 각오가 돼 있다. 강상수 LG 투수코치(43)는 "3차전에 무조건 끝낸다는 생각으로 마운드 운영을 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봉)중근이한테 2이닝 정도를 맡길 수도 있다"고 했다. 최대 두세 점차 승부라면 '확실한 마무리' 봉중근을 일찍 올려 승리를 보장받겠다는 계산이다.◆ 직구, 그리고 몸쪽 = 양상문 감독(53)은 23일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불펜투구를 하면 선수들이 지칠 수 있고, 이미 실전 투구를 할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봉중근도 달리기와 어깨가 굳지 않을 정도로 공 주고받기만 했다. 봉중근은 "쉴 때는 잘 쉬어줘야 한다"며 강 코치가 주문한 "부담 없이 과감하게 승부해라"라는 말을 되뇌었다. 강 코치는 봉중근의 '몸쪽공'을 높이 평가한다. 시속 140㎞ 중후반대 힘 있는 직구가 있고, 몸 상태도 좋으니 과감하게 던지라고 당부했다. 강 코치는 "(봉중근이) 베테랑답게 코칭스태프의 요구가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했다"고 했다.한 가지 걸리는 부분은 왼손타자 승부다. 봉중근은 올 시즌 왼손타자 피안타율이 0.380으로 우타자(0.197)의 두 배에 가까웠다. 왼손타자 몸쪽으로 가라앉는 체인지업이 먹히지 않아 고전했다. 타자들은 승부구로 던진 체인지업을 방망이로 걷어냈다. 몸쪽 승부로 재미를 보지 못하자 던질 공이 궁해졌다. 단조로운 투구는 타자들이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봉중근은 체인지업은 오른손타자에게 주로 던지고, 왼손타자와 승부할 때는 직구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곁들인다. 왼손타자 입장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왼손투수의 슬라이더는 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분수령 앞에서 = 24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은 시리즈의 분수령이다. LG가 이기면 그만이지만 NC가 가져가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벼랑 끝에 몰린 NC는 총력전을 할 태세다. 김경문 NC 감독(56)은 2010년 두산을 이끌 당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ㆍ2차전을 내준 뒤 내리 3승을 거둬 플레이오프에 오른 바 있다. NC는 젊은 팀이기에, 한 번 불이 붙으면 끄기 어렵다. 봉중근의 각오는 새롭다. 2007년부터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가을야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그런 만큼 포스트시즌 승리에 대한 갈망이 크다. 좀 더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다. 자신감도 충만하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2차전이 두 차례나 연기되는 등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봉중근은 "평소와 약간 다를 뿐 특별하지는 않다"면서 "우리 팀은 불펜진이 강하다"며 "불펜진 후배들의 에너지가 나에게도 힘을 준다"고 했다.봉중근은 올 시즌 쉰 경기에서 2승 4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에서 손승락(32ㆍ넥센ㆍ3승 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4.33)과 임창용(38ㆍ삼성ㆍ5승 4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5.84)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10세이브 이상을 올린 마무리 투수 여덟 명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2점대를 유지했다. NC와 만난 다섯 경기에서는 승패 없이 4세이브 평균자책점 2.84로 강했다. ◇ 봉중근▲생년월일 1980년 7월 15일 ▲출생지 서울▲체격 190㎝ㆍ98㎏▲출신교 수유초-신일중-신일고▲가족 부인 박경은(35) 씨와 아들 하준(7)ㆍ딸 하은(5)▲소속팀- 2002~2003년,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2004년,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2007년~현재 LG 트윈스 ▲올 시즌 성적- 50경기 49.2이닝 2승 4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통산 성적- 255경기 813.2이닝 49승 44패 94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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