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15일 확정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후속ㆍ보완 대책'은 민간부문까지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전환형 일자리 등 근로조건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다. 박근혜정부의 대표 일자리 정책이 자칫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대책의 점검결과를 토대로 핵심과제의 집행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민간 확대에 박차…도입 기업에 재정지원=먼저 정부는 금융기관 소매창구 종사자(텔러), 간호사, 바리스타, 항공권 발권 사무원 등 총 20개 직무를 시간선택제 적합직무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는 아직까지 일선기업들이 시간제 일자리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재정지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에 한해 인건비 지원요건을 '최저임금 120% 이상, 상용직'으로 완화하고, 1년간 월 최대 80만원까지 임금의 50%를 지원한다. 또 인당 월 10만원을 1년간 지원하는 간접노무비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 전일제 근로자를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사업주에게는 전환장려금, 대체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한다. 전환장려금은 추가지급한 임금 등의 50%를 월 5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다. 대체인력 채용시 발생하는 인건비의 50%를 월 60만원(대기업 30만원) 한도로 1년간 지급하는 대체인력 인건비도 편성했다. 중소·중견기업 사업주가 기존 계약직 시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임금상승분의 50%를 월 60만원 한도로 1년간 지원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간제 근로자 중 상용형은 9.5%에 불과하며 계약직 시간제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도 시간제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43.6% 올린 326억원으로 편성한 상태다.이와 함께 금융업권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은행 혁신성 평가를 도입하고 지표에 시간제 일자리 창출실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2017년까지 시간제 공무원 채용 목표도 당초 계획보다 늘린 3828명으로 상향 조정했다.아울러 전일제 근로자들이 시간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먼저 공무원의 전환형 근로시간 단축범위를 현행 15∼25시간에서 15∼35시간인 민간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공무원에게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를 적용해 감소한 월급의 30%를 50만원 한도로 최대 1년간 지급한다. 내년 3월부터 시간제 전환교사 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투잡 뛰어도 각각 사회보험 적용…전일제와 차별 해소=정부는 두 개 이상 직장에 몸담고 있는 시간제 근로자가 모든 근무처에서 4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지금은 보수가 높거나 근로시간이 긴 '주된 일자리' 한 곳에서만 4대 보험 적용을 받고 나머지 직장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실직할 경우 산재보험, 구직급여(실업급여)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시간제 근로자는 전일제 근로자보다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먼저 국민연금 가입대상의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개인별 합산 방식을 적용, 복수사업장에서 월 60시간 이상 근로하고 사업장 가입을 희망하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사업장의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 2개의 사업장에서 각각 월 50시간, 월 40시간 일하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월 근로시간이 50시간으로 간주돼 사업장 의무가입 대상(월 60시간)에서 제외됐지만, 앞으로는 90시간으로 합산되는 만큼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복수사업장에서 가입을 허용하고 이를 합산해 적용한다. 퇴직금 정산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전일제로 근무하다 시간제로 전환한 근로자의 경우 전일제와 시간제로 일한 기간이 따로 계산돼 각각 퇴직금이 책정된다. 현재는 법률상 퇴직 전 평균 3개월의 임금으로 산정되고 있어, 전일제로 20년간 근무해도 퇴직시 시간제 근로자면 퇴직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시간선택제로 채용된 공무원에게도 전일제와 차별이 없도록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한다. 현재는 상시 공무에 종사하는 전일제 공무원만 공무원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이밖에 정부는 시간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 우수사례 모델을 제시하고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기업에 전파하기로 했다.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정책자급 차입조건을 완화하고 특례보증을 지원하는 등 정책적 우대방안도 강구한다. 정부지원사업시 가점을 부여하는 각종 인증기업으로도 선정하기로 했다.또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관련 입법도 추진할 방침이다. 제대로 된 통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세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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