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10일 대북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삐라) 풍선에 고사총을 쏘았다. 왜 북한은 전단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
한마디로 북한은 전단이 김정은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기반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김정은 정권이 정통성을 위협하는 전단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유북한 운동연합이 살포한 전단지의 일부
북한은 대북전단을 선전포고로 여기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자 다음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문을 통해 "우리는 최고 존엄을 헐뜯는 데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고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된다는 데 대해 한두 번만 선언하지 않았다"고 위협했다.
김정일의 실체를 폭로한 전단지의 일부 내용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날린 비닐 전단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고, 남한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북한을 옛 소련이 세운 괴뢰정권이자 굶어죽는 나라로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날린 전단지가 폭로한 김정은의 가계도
대북 전단은 황해도, 개성, 금강산 일대와 평양은 물론, 원산까지 날아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은 바싹 긴장하고 위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10일 아시아경제신문 통화에서 "앞으로 전단 날리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북한이 총을 쏘는 이유는 우리 사회 내부에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황병서 일행이 인천에 와서도 거짓말만 늘어놓고 가지 않았나. 사흘 뒤 북방한계선 넘어와서 총을 쏘는 등 북한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집단임을 보여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 대표는 이날 7개의 풍선에 대북전단 20만장을 날려보내기에 앞서 "김정은과 그 하수인들의 거짓과 위선을 대북전단으로 폭로하자"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그는 "'전단을 계속 살포하면 지구 끝까지라도 쫒아가 죽여 버리겠다'는 김정은의 공갈과 협박이 계속되던 말든 사실과 진실의 편지인 대북전단은 끊임없이 날려 보냄으로써 탈북자들이 고향사람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진실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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