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혼돈장에서 방향찾기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전후로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2020선에서 5거래일만에 1960선까지 미끄러졌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한층 더해진 가운데 유럽지역의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조기금리인상 이슈, 중동리스크 지속 등 대외적 여건도 좋지않은 상황이다. 이로인해 코스피의 추가 하락세가 어디까지 계속될지 우려하는 분위기 속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증시를 둘러싼 다양한 대내외 변수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저점 또한 확실히 찾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 시장변화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주 초반 증시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잠시 반등시도가 있었지만 외국인 순매도 지속 등으로 1960선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되는 정도의 매매공방이 전개됐다. 특히 240주간 이동평균선(이평선)을 이탈하고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실적 및 주주환원정책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치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현재 증시의 최우선 과제는 의미있는 저점을 찾는 일이다. 코스피 기준으로 120주간 이평선이 위치한 1960선에 일차 지지선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중기 관점의 마지노선이라 볼 수 있는 240주간 이평선을 이탈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수들에 대한 해석도 분분한 상황이다. 일본 아베총리의 엔화 약세 부작용 발언 이후 원엔 재정환율이 950원대에서 990원대 수준까지 복귀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와같은 원엔 환율 반등이 엔화의 자체적 강세 요인에 기인했다기보다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및 외국계 은행의 달러매수와 같은 국내증시에서의 자금이탈에 기인하고 있다는 부분이 부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럽지역 경기둔화 및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고 역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10월 유로존 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실망감과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신호 강화로 받아들여져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낳고 있다. 결국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단기적 변화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만큼 일희일비하며 모든 상황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지수 조정 국면 중 3분기 실적 부진과 수급불균형 심화 등으로 과도하게 하락 중인 조선 및 운송, 건설 및 기계 업종에 대해 매수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 선택으로 생각된다.◆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 코스피가 2020선에서 5거래일만에 중요 지지대가 힘없이 무너지며 급락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저점 확인을 위해 살펴야할 지표는 이평선과의 이격도로 보여진다. 현재 60일 이평선을 기준으로 한 이격도는 96.37%인데 일반적으로 이 정도 하락이 나타난 경우는 시장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진 국면이다. 이정도 급락시 나타나는 방향성은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대략 현 수준에서 조정이 마감되고 빠르게 반등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그대로 하락세를 이어가 이격도가 90% 전후 수준까지 낙폭을 확대하는 경우다. 기술적으로 살펴봤을 때, 증시는 현재 이격도 수준에서 바닥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현재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수준까지 떨어졌는데 경험적으로 이 수준에서 낙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2월과 작년 6월, 2011년 8월 등 중요한 하락세가 진행 중일 때 월봉상 56개월 이평선이 중요한 지지대로 작용한 바 있다. 이 지지대가 1945포인트 수준에 있고 60일 이평선의 이격도도 95.39%이므로 추가 하락하더라도 1945포인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하락으로 PBR기준 1.1배 수준까지 도달했고 이는 2007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이고 현대차 역시 PBR이 0.8배 수준으로 바닥권에 도달한 상황이다. 또한 이들 대형주를 제외한 전반적 흐름은 개선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압박만 조금 줄어든다면 시장은 어렵지 않게 상승국면으로 바뀔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며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재들에 대해 모두 반응하기보다는 중장기 바닥권이 형성된 이후의 반등 속도와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울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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