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公기관 평균인건비 과다…민간금융사의 1.2배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산업은행·한국거래소 등 금융공공기관의 지난해 평균인건비가 민간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공공기관 평균인건비의 1.4배, 급여가 높은 민간금융회사의 1.2배에 달했다. 경영환경과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상황에서 보수 역시 많고 그 격차 또한 확대되고 있어 방만 경영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기관 경영관리 및 감독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부채 과다에 방만 경영의 우려가 있고 파급효과가 큰 20개 공기업, 13개 금융공공기관, 감독부처를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감사를 받은 금융공공기관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예탁결제원·무역보험공사·한국은행·주택금융공사·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은행·정책금융공사 등 13곳이었다. 감사를 통해 금융공공기관 13곳과 민간금융회사 8곳(정규직 기준)의 인건비를 비교한 결과 지난해 기준 금융공공기관의 평균인건비는 8954만원으로 민간금융사(7335만원)의 1.2배에 달하고 다른 공공기관의 1.4배에 이르렀다. 민간금융사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우리투자·한화투자·유진투자·KTB투자 등 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지난해 인건비는 평균 8902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평균인 7902만원보다 12.6% 높았다. 한국거래소는 1억1298만원으로 민간증권사 평균(6770만원)보다 66.9%나 높았다. 인건비 격차도 해를 거듭할수록 벌어졌다. 민간금융사의 인건비는 2011년 이후 정체되다가 하락한 반면 금융공공기관은 계속 인상돼 왔다. 이 때문에 인건비 격차는 2011년 700만원에서 지난해 1610만원까지 커졌다. 근속연수별 인건비도 15년차 이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근속 25년 근무자의 인건비가 1억5755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평균(1억1400만원)보다 38% 높았다. 한국거래소는 1억4749만원으로 민간증권사 평균(9630만원)보다 53% 높았다. 근무환경도 금융공공기관이 훨씬 우수했다. 금융공공기관의 근속연수는 평균 25.9년으로 민간금융사보다 평균 4.2년 길게 근속하고 있었다. 근로시간 역시 4대 시중은행은 1일 8시간인 반면 국책은행은 7~7.5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수출입은행 등 6개 기관은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 25일 외 안식년휴가 등 특별휴가제도를 계속 운영하고 있었으며 연차휴가보상금으로 연간 43억원이 집행되는 등 과다했다. 기업은행 등 4개 기관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희망퇴직자에게 잔여급여의 최대 125%까지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등 최대 4년간 867명에게 1772억원을 지급한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났다. 또한 한국은행은 손실발생 시 정부에서 보전을 받는 국책은행임에도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1인당 724만원 수준의 복리후생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금융위원회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감사원은 "금융위는 복리후생비 삭감에만 치중하고 금융위 경영평가 항목에 총인건비 기준이 누락돼 있는 등 그간 느슨하게 감독해 왔다"며 "이 때문에 금융공공기관의 고질적인 관행이 그대로 반복돼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금융공공기관의 인건비가 민간금융사를 상회하고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금융위는 인건비 조정 없이 복리후생비 삭감에만 치중했다"며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사례의 65%는 감사원이 이미 지적했거나 유사 지적한 사항들로 주무부처의 반복적 확인과 예산·성과급 삭감 등으로 근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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