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권리금' 법으로 규제…임대인에 손배책임 가능

모든 임차인에 대항력 인정하고 임대인 협력의무 강화…표준계약서 작성 및 분쟁조정위도 설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임차인이 '상가 권리금'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랜기간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권리금을 제도화해 소상공인의 일방적인 피해를 줄이고 자영업자의 권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은 24일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권리금을 법제화하고 임차인의 부당한 피해를 막기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임대인의 일방적인 횡포로 상가권리금이 '폭탄 돌리기' 양상을 빚고 그에 따른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이 늘어나자 정부가 이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상가권리금 개념이 법제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추진한 개정안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강화 ▲권리금 피해구제방안 마련 ▲권리금 보호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골자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권리금을 '건물의 시설·입지·고객 등 유무형의 이익과 관련해 주고받는 금전적 대가'로 규정했다.  우선 정부는 최소 5년동안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임차인의 대항력을 인정한다. 대항력은 건물주가 바뀌어도 임차인이 기존 계약내용을 그대로 주장할 수 있는 권리다. 현행법은 환산보증금(보증금+월세×100)이 4억원을 초과(서울 기준)하는 경우에는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모든 임차인에게 확대 적용된다.  기존 임차인이 가게를 넘기고 나갈 경우 권리금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임대인에게는 협력의무가 부과된다. 협력의무는 임대차 종료 후 2개월까지 적용되며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3개월 전 계약 갱신을 통지하면 계약 종료시점까지 유지된다. 다만 상인이 임차료를 3회이상 연체하는 등 갱신거절 사유가 있을 때는 협력의무가 면제된다.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고의적으로 방해할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할 수 있다.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직접 요구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해 계약을 방해하는 행위, 정당한 사유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부해 피해가 발생한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다. 배상액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된 권리금에 준해 받을 수 있으며, 기준은 국토부 고시에 따른다.  정부는 권리금 거래에도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정근거와 권리·의무관계를 명시한 표준계약서를 보급한다. 법무부는 상가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국토부에서는 권리금거래 표준계약서를 각각 도입해 분쟁요소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권리금과 관련한 분쟁을 다루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임차인이 보다 안정적으로 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금 신용보험도 도입된다. 정부는 의원입법을 통해 관련 법 개정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정당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장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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