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스키 타려고 500년 원시림을 파괴하냐'

강원도 가리왕산 평창동계올림픽 활경 경기장 예정지 벌목 본격화...환경단체들 '대안 있다, 벌목 중단하라' 촉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가리왕산 벌채 현장. 사진제공=녹색연합

"단 3일간 스키 경기를 하기 위해 500년 원시림을 파괴한다는 게 말이 되냐?"평창동계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장 건설을 위한 가리왕산 벌채 작업이 시작되면서 환경 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20일 녹색연합ㆍ환경정의ㆍ환경운동연합ㆍ생태지평 등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에서 활강 경기장 예정지의 벌목 공사가 본격화됐다. 19일 현재 약 3만여㎡의 산림의 벌목이 완료된 상태다. 이 벌목으로 인해 사라지는 나무는 약 5만8500여 그루다. 특히 이 중엔 직경 45㎝ 이상으로 수백년 이상의 수명을 갖고 있는 노거수(老巨樹)가 신갈나무 150그루, 음나무 37그루, 왕사스레나무 14그루, 전나무 12그루 등 모두 247그루가 있다. 강원도는 이 중에 주목, 전나무, 분비나무 등 181그루만 이식할 계획이다. 전체 벌목 예정 나무의 0.3%만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가리왕산은 조선시대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된 지역이었다. 산림청도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가꿔왔다. 숲의 천이 마지막 단계인 극상림, 원시림 위주로 지정되는 녹지자연도 8~9등급 지역에 해당된다.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해제됐고, 현재 벌목이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19일 저녁 인천아시안게임 개막행사가 열린 인천 서구 주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부스 앞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갖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표고차 800m 이상의 경기 기준을 지키기 위해선 가리왕산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개최국의 지형에 따라 표고차 800m의 경기장이 불가능 할 수 있음을 염두 한 대체 규정이 있다"며 "이를 적용해 평창동계올림픽의 알파인 스키경기를 진행한다면 가리왕산의 숲을 베어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환경단체들은 또 "대체 이 숲을 파괴해서 누가 이득을 보는 것인가. 가리왕산이 올림픽을 위해 파괴된다면, 전 세계가 다시금 확인 하는 것은 IOC의 무능함과 염치없음일 것"이라며 "올림픽의 과오가 4년에 한번씩 나라를 바꿔가며 반복되고 있다. IOC는 이 악순환을 끊어 내야 한다. 그야말로 올림픽 정신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IOC를 통해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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