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 추천…방통위 야권위원 강력 반발

방통위 야권 위원 '역사관, 사회적 편향성 문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이인호 KBS 신임 이사를 둘러싸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상임위원간 내홍이 불거졌다. 김재홍·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야권 추천)은 1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인호)KBS 이사장 후보는 역사관과 사회적 편향성 등이 결격사유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인호 KBS 신임 이사 추천안을 안건으로 올렸고 야당 상임위원이 반대하며 퇴장한 가운데 여권 추천 3명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

▲고삼석 상임위원

두 상임위원은 이인호 이사의 조부에 대한 친일 문제를 들고 나왔다. 고 상임위원은 "이인호 후보는 언론의 검증을 통해 조부가 일제강점기 친일활동을 했으며 그로 인해 2009년 정부가 발간한 '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에도 수록됐음이 밝혀졌다"며 "선대가 일제강점기 반민족 친일행위를 했다고 해서 후손까지 동일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를 포함하는 해방 전후 현대사 문제에 대해 특정 보수진영의 편향된 역사관을 공유하고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의 이사장 후보로는 불가함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방통위에 KBS 이사 후보로 이인호 교수가 내정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마자 언론계와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다. 고 위원은 "이 교수는 대통령에게 이사로 추천되고 이사회의 호선을 통해 이사장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 된다"며 "공영방송은 국민의 사고와 정신영역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수치스런 일제강점기 과거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사가 그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국민 누구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도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국회에서도 야당의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인호 신임 KBS 이사.[사진=최우창 기자]

고 위원은 이런 점을 강조하면서 "(이인호 씨는)학계, 언론계, 시민사회에서 친일과 독재에 대한 옹호 내용으로 격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를 지지한 것은 특정 사회집단과 행동을 같이 한 결과"라며 "(이인호 씨는)최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에 대한 검증과정에서 문제된 발언내용을 지지해 일반적인 국민여론과는 동떨어진 편향성을 보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공방송의 이사장은 정치적, 이념적 중립성이 철저히 요구되며 특정 사회집단을 대변했거나 공동행동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인사라면 결코 그 자리를 맡아선 안 된다고 천명했다. 고 위원은 마지막으로 "KBS 이사장 후보의 추천권을 가진 방통위의 의결 절차는 시민사회와 국민 여론층이 최소한의 검증시간을 가진 뒤 합의제 원칙에 걸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이사장 추천이 방통위의 통과의례에 그쳐선 안 되고 정부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만의 다수결에 의한 추천이 돼선 더더욱 안 된다"고 덧붙였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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