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홈쇼핑 직원 가담 180억대 '카드깡' 일당 적발

NS홈쇼핑·CJ오쇼핑서 각각 94억, 87억…인터넷몰에서 상품거래 하는 것처럼 위장해 카드깡 영업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유명 홈쇼핑 인터넷몰에 가짜 판매업체를 등록해 두고 백억원대 '카드깡'을 해 온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홈쇼핑과 결제대행업체 직원도 조직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상품거래를 위장해 거액의 카드깡 영업을 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업자 박모(43)씨와 범행을 공모한 NS홈쇼핑 전 팀장인 최모(41)씨, 전 MD 이모(41)씨 등 모두 6명을 구속 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실제 상품거래 없이 NS홈쇼핑에서 94억원, CJ오쇼핑에서 87억원의 카드깡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드깡이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허위 신용카드 매출을 일으킨 뒤,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아 수수료를 떼고 빌려주는 불법 할인대출이다. 박씨 등은 전문모집책을 동원해 대출희망자 1000여명을 끌어모은 뒤 인터넷에 가짜로 등록해 둔 업체에서 쌀이나 분유 등의 상품을 결제하도록 했다. 이들은 사전에 공모한 결제대행업체로부터 대금을 선지급받아 신용카드 결제액의 25~30%를 수수료로 떼고 대출희망자들에게 건넸다. 이렇게 챙긴 수수료의 10%는 카드깡 업자가 챙겼고 10∼15%는 모집책들이 나눠 가졌다. 이 과정에서 NS홈쇼핑 직원들은 카드깡 업자인 박씨가 인터넷에 가짜 판매업체를 등록해놓고 실제 물품거래를 하는 것처럼 눈속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정상거래시 NS홈쇼핑은 협력업체로부터 5~8%의 수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은 박씨로부터 1%의 수수료만 챙겼다. NS홈쇼핑 직원들은 카드깡 업자에게 마이너스 수수료를 적용해 주는 조건으로 현금 거래를 통한 허위매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카드깡으로 매출규모는 눈속임했지만 실질 이득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매출 외형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이같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NS홈쇼핑 직원들은 박씨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중국 등을 다녀왔고 동반한 가족들의 경비까지 모두 박씨가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인과 자신의 매형까지 동원해 카드깡 전문회사 2개를 갖고 있던 박씨는 CJ오쇼핑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카드깡 영업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CJ오쇼핑 내부 직원 가담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지만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 등에게 홈쇼핑 거래대금을 즉시 현금으로 지급해주고 카드깡 범행을 묵인한 전직 결제대행업체 직원과 박씨에게 대출 희망자들을 연결해 준 전문 모집책 2명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카드깡 전문업자와 매출증대에 급급한 홈쇼핑업체, 수수료 수입에 눈이 먼 유통업체 등이 결탁한 신종 카드깡 사범을 적발했다"며 "불법 외형과장 행위가 시정될 수 있도록 단속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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