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계 정상의 지휘자 정명훈(61)이 40년 음악인생 최초로 피아노 독주회를 갖는다. 정명훈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오는 10월, 12월 창원 성산아트홀(10월5일), 대구 시민회관(10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12월16일), 대전 예술의전당(12월18일), 고양 아람누리(12월20일) 등 전국 투어형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12월 독일의 음반사 ECM을 통해 피아노 앨범 '정명훈 피아노'가 발매된 후 1년만이다.그동안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 정명훈'의 모습은 소수의 실내악 무대에서가 전부였다. 음반 역시 그의 남매들인 정명화·경화·명훈으로 구성된 '정트리오'와 녹음한 실내악곡들 또는 반주 앨범 정도였다. 탁월한 피아니스트로서 그의 면모를 알고 있는 팬들에게는 그래서 최근의 피아노 앨범과 올 가을 무대가 정명훈의 피아노를 듣고픈 갈망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는 기회다. 정명훈 역시 "예순이 되면 나는 일로서의 음악을 그만두고 진짜 음악을 하고 싶었다. 내게 피아노는 진짜 음악"이라며 피아노 독주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독주회에서 전반부는 '정명훈 피아노' 앨범의 수록곡으로 꾸며지고, 후반부는 쇼팽의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앨범 수록곡엔 "'루아(Lua, 달)'란 이름을 가진 둘째 손녀를 위한 선물"이라는 드뷔시의 '달빛'과 정명훈에게 막대한 음악적 영향을 끼친 누나 정경화를 위한 연주인 쇼팽의 '녹턴(야상곡) C#단조', 큰아들 결혼식에서 연주한 슈베르트 즉흥곡 'G플랫 장조' 등 가족애가 묻어나는 곡들이 곳곳에 보인다. 또한 그가 어릴 적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가을노래',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은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마에스트로가 지휘봉을 내려놓고 들려주는 고백과도 같다. 1953년생인 정명훈은 5살 때부터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다. "세상에서 초콜릿과 피아노가 가장 좋다"고 말했던 소년 정명훈은 시애틀 심포니와 협연하는 등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해왔었고, 15세 때 정트리오로 미국과 유럽에서 순회 연주를 했다. 뉴욕 매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동시에 전공한 그는 1974년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에 입상한 최초의 한국인이었다. 이후 정명훈은 1979년 거장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보조 지휘자로 지휘경력을 시작, 2년 후 이 오케스트라의 부 지휘자로 임명됐고 이후 베를린, 빈, 런던, 라이프치히, 시카고, 파리 등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과 오페라단을 지휘하는 등 마에스트로의 역할로 활약을 보여 왔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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