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하정우·최민식과 전쟁 앞둔 '여두목' 손예진, 든든하다

'해적'의 손예진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12년 전 극강의 청순미를 과시하며 스크린을 장식했던 여배우 손예진이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훌쩍 성장했다. 관객들을 감탄케 하던 과거의 미모는 건재하나, 연기력은 한껏 무르익었다.삼십대 중반을 향해가는 손예진에게서 대중들은 농익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깊이 있고 따뜻해진 눈빛 또한 세월이 만들어낸 그의 매력 중 하나다.'연애소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린 모습으로 남심을 사로잡았던 그는 '무방비 도시'를 통해 거친 여자로 변신하기도 했고,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치명적 발칙함을 지닌 여인으로 활약했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매력을 발산해온 손예진이 올 여름, 남자 영화들의 피 튀기는 경쟁 속에서 나홀로 여장부로 출사표를 던진다. 김윤석·박유천이 주연을 맡은 '해무', 하정우 강동원 콤비의 '군도' 그리고 최민식·류승룡이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는 '명량'이 7월 중순부터 8월 사이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가운데, 손예진이 김남길과 열연한 '해적'이 8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이 네 작품은 쟁쟁한 배우들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제작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 극장가는 외화가 우세한 분위기이나, 이들 작품이 개봉되면 한국영화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손예진이 이번 대결에서 큰 기대를 모으는 건, 남자 캐릭터들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하는 '미모의 여인' 역할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대격전을 그린 영화다.극중 손예진이 연기한 여월은 바다를 제압하는 해적단 여두목으로, 아름다운 미모는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인물이다. 그는 화려한 검술과 고난도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며 이번 작품을 통해 '액션배우'로 완벽하게 변신한다.'해적'은 조니뎁이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인기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과도 비교되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면 전혀 다른 분위기에 놀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손예진이 보여줄 아우라 역시 키이라 나이틀리의 그것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돼 기대와 관심을 더하고 있다.과거 '한없이 지켜주고 싶던' 손예진에게서 이제는 상대를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과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실제 성격 또한 보기와 달리 털털하고 당찬 그인 만큼, 여장부 역할에 도전하면서 스스로도 가슴이 뚫리는 희열을 경험했을듯하다.언젠가부터 남자 배우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 극장가에서 이름만으로 안정감을 주는 여배우 손예진이 버티고 있다는 점이 새삼 감사히 느껴진다. 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까.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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