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희귀성 유전질환…가족사진으로 진단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얼굴 사진을 통해 희귀 유전질환에 대한 진단 방법이 만들어졌다.[사진제공=뉴사이언티스트/옥스퍼드 대학]

▲희귀유전자질환별로 달라지는 사진.[사진제공=뉴사이언티스트/옥스퍼드 대학]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에이브러햄 링컨 미 대통령이 앓았다는 마르판 증후군. 마르판 증후군은 얼굴이 길고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신체 내 여러 장기에 이상을 만드는 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다. 염색체 이상으로 얼굴 형태가 일그러지고 정신 지체까지 함께 찾아오는 다운 증후군. 또 정상인 보다 일찍 늙어 어린 나이에 늙어 버리는 조로증. 넓게 분포된 치아와 크고 벌린 입, 발작성 웃음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엔젤만 증후군. 이 모두 희귀성 유전 질환들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희귀 유전자 환자의 가족 얼굴 사진을 분석해 희귀유전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가 24일(현시시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의사들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족 사진을 통해 아이들이 희귀 유전병 위험성이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희귀유전질환이 부모에게서 아이에게 유전될 확률은 6% 정도이다. 영국의 켄트 박사 Alastair Kent)는 "사실 얼굴 모양을 통해 유전병을 진단하는 임상의사는 지금 거의 없거나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희귀 유전질환을 진단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학의 크리스토퍼 넬라커(Christoffer Nellaker)와 앤드류 지서만(Andrew Zisserman) 연구팀이 개발한 관련 소프트웨어는 주치의와 소아과의사들이 희귀 유전병에 대한 예비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넬라커 박사는 "희귀유전병 예비 진단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컴퓨터와 디지털 사진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넬라커 연구팀은 다운, 유약 X, 조로증 등 총 8개의 희귀질환에 대한 1363개의 공개된 알고리즘을 컴퓨터에 입력했다. 컴퓨터는 이 알고리즘을 통해 각각 눈, 이마, 입술, 코의 모양을 비교 분석했다. 넬라커 박사는 "다양한 얼굴 모양의 부분을 실제 환자의 모습과 비교함으로써 예비 진단은 물론 유전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8개의 희귀유전질환에 대한 실험 결과 약 93%의 예비 진단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현재 연구팀은 이를 확대해 90개의 희귀유전 질환으로 분석 방법을 넓히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진단이 나오는 것은 아닌데 현재 데이터베이스에는 2754개의 얼굴 사진이 있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얼굴을 살펴본 결과 컴퓨터가 '마르판 증후군'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넬라커 박사는 "컴퓨터를 통해 사진을 비교분석하는 것으로 완벽하고 100%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귀유전질환일 가능성에 대해 그 범위를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3D 입체 영상을 통한 데이터베이스도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3D 이미지를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비싼 값을 주고 촬영해야 했다"며 "지금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을 수 있어 이런 부담이 없다"고 강조한다. 켄트 박사는 "그동안 희귀유전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는데 이번 시스템은 진단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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