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유준상, 선량한 얼굴 속에 악마가 있다

'표적'의 유준상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흰 피부에 깊이 패이는 보조개, 맑고 선량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배우 유준상. 잘 웃고 호탕한 성격 덕에 '건실한 남자'의 이미지를 누구보다 잘 그려내는 그가 '표적'(감독 창감독)에서는 선한 얼굴을 역으로 이용했다. 섬뜩하고 완벽한 악역의 등장에 모두 놀랐다.개봉 후 200만 고지를 넘어선 '표적'은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린 남자 여훈(류승룡 분)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된 의사 태준(이진욱 분), 그리고 이들을 쫓는 두 형사가 펼치는 36시간 동안의 숨 막히는 추격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을 비롯해 이진욱, 김성령, 유준상 등이 열연을 펼쳤다.개봉 전부터 언론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관객들의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빠른 속도로 흥행에 불이 붙었다. 올해 칸 영화제에도 초청되는 경사를 맞았다.이 영화에서 유준상은 비리경찰 송반장으로 분해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소화해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람 목숨 따위는 얼마든지 해치울 수 있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물이었다.

'표적'의 유준상(좌)과 이진욱(우)

유준상이 연기한 송반장은 광역수사대 소속으로, 여훈을 쫓던 정영주 형사(김성령 분)와 끊임없이 부딪힌다. 인상을 구기고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간 악역이 아니라 능글맞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지닌 새로운 '나쁜 놈' 캐릭터라는 점이 특징이다.작품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유준상은 출연을 여러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장신이 적은데 임팩트를 줘야 하는 역할이 어려웠고,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다는 게 이유다.시나리오를 다시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은 유준상은 점점 송반장의 캐릭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정 형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수첩에 글을 끄적이는 장면이나 여훈의 동생 성훈(진구 분)의 틱 장애에 반응하는 장면은 유준상의 의견이 십분 반영됐다. 진구와의 호흡에서는 자연스러운 리액션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극을 무겁게만 몰고 가지는 않는 독특한 악역이었다.유준상은 끊임없이 창감독과 장면에 대해 의논하고 연구를 거듭하면서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를 방심하게 만든 뒤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송반장의 스타일은 관객들의 허를 찌르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열정적 에너지로 언제나 촬영 현장과 무대 위에서 폭발적 연기력을 선보이는 유준상. 그에게 '표적'은 멋진 선택임에 분명했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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